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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다D Jun 07. 2021

투 잡 뛰는 엄마

피곤하지 않습니다

따로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지 않은


겉보기엔 프리 해 보이는 회사에 다니고 있다.


대표님이 아닌 따님 J가 기상하는 동시에 업무는 시작되며, 잠드시는 시각에 퇴근한다.

퇴근 시간을 가리켜 ‘육퇴’라고 부른다. 따님의 컨디션에 따라 업무시간은 매우 유동적이다.


직장인이었다면 이미 월요병에 걸린 채로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이고 있었을 시간인 새벽 1시, 두 번째 직장으로 출근한다.


얼마 전 이력서를 넣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이틀을 꼬박 기다렸다.

출근해도 좋다는 합격 메일을 받은 후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근무 조건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으며, 출퇴근 시간도 자유,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재능을 발휘하라며 ‘내 브런치’라는 공간을 마련해주고, ‘작가’라는 이름으로 서랍도 제공받았다.


치명적인 아쉬움 하나가 있긴 한데 무보수 명예직이다.


그렇다. 일주일 전 브런치 작가로 취집(*집으로 취업함)했다. 



월요일로 넘어가는 새벽 1시


늦은 육퇴 후 글을 쓴다. 몸은 피곤한데, 마음은 전혀 피곤하지 않다.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이 있다.

사소하고 소소한 글을 누군가가 읽고 있다. 라이킷을 누르고 댓글도 달아준다.

무보수 명예직인 대신에 하루를 살아갈 에너지를 무한 제공받는다.


입사한 지 일주일 된 신입에게 격하게 환영식을 해주는데, 다음 메인과 브런치 인기글에 신입의 글을 걸어주었다.



아~센스 있다! 이 회사!


주말 동안의 연장 근무와 늦은 육퇴에 지친 이 밤에도 핫식스를 마시며 열정을 불살라 글을 쓰고 있다.

선배들도 똑같은 마음이었겠지!


이 새벽에 생각나는 대로 자판을 통통 두드리며, 엄마 말고 나로 살기 위해 발버둥 친다.


뭘 쓸까 고민하다가,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음이 새삼 더 감사한 마음이 들어 끄적여보았다.

기분 좋은 발버둥이 계속되면 좋겠다.


곧 다시 출근하려면 자야 한다. 투잡 뛰니 힘드네! 총총총...



(Photo by Daniel Chekalov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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