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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순글 Jun 29. 2024

매일이 휴일이면 노는 것도 지루하다

우리는 누구나 쉼 없이 달려가는 삶 속에서 휴식을 갈망한다. 숨 가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을 만끽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휴일만을 기다리며 애타게 살아가곤 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만약 매일이 휴일이라면 어떨까. 아무런 의무도 책임도 없이 오롯이 자신만을 위해 살 수 있다면 우리는 진정으로 행복할 수 있을까.


영국의 시성(詩聖) 셰익스피어는 이렇게 말했다. "매일이 휴일이면 노는 것도 지루할 것이다." 역설적으로 들리는 이 말속에 묵직한 삶의 통찰이 숨어 있다. 오로지 즐거움만을 추구하는 삶은 오히려 권태와 공허함을 낳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때로는 역경이 필요하고 노고가 있어야 진정한 행복과 가치를 발견할 수 있다.


누구나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기를 꿈꾼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꿈이 이루어진 순간, 우리는 지루한 일상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쉼 없이 이어지는 축제 속에서 어느새 희망과 의욕을 잃어 무기력함에 빠질지 모를 일이다. 우리에겐 아무래도 무언가 이루어내는 기쁨, 목표를 향해 분투하는 보람 같은 것이 필요한 법인지도 모르겠다.


이제 휴식과 노동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곰곰이 되새겨보려 한다. 우리 인생에 있어 적절한 긴장감의 필요성을 마음에 되새기고자 한다. 때로는 욕망을 절제하고 어려움을 감수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성찰해보려 한다. 그리하여 우리 삶을 지탱해 주는 건강한 균형의 지혜를 가슴에 품어보고자 한다. 무엇보다 행복의 참된 의미를 깨우치는 시간이 되길 희망해 본다.



<실천>

- 일과 휴식 사이의 조화와 균형을 모색하는 시간 갖기

- 열심히 노력한 뒤에야 진정한 휴식을 누릴 수 있음을 되새기기

- 때로는 자발적으로 도전과 역경을 선택해 삶에 긴장감 더하기

- 무엇인가 성취하고 이루어냈을 때의 짜릿한 기쁨을 음미하기

- 가끔은 게으름의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고 노동의 즐거움 만끽하기



1. 노동의 기쁨을 잃어버린 세상  


현대인들은 노동을 고단한 짐으로만 여기는 경향이 있다. 휴식을 갈망하는 마음은 간절한데 정작 일할 때의 즐거움은 잃어버린 지 오래다. 생계를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노동. 노동의 과정 자체를 만끽하고 행복해하기보단 그저 휴일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바쁘게 살아간다.  


하지만 노동이 주는 순수한 기쁨을 외면한 삶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무언가를 이루어냈다는 성취감, 땀 흘려 일한 뒤의 뿌듯함, 남을 위해 헌신했다는 충만감까지. 이 모든 것이 우리에게 깊은 삶의 보람을 선사하는 법이다. 노동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더 나은 내일을 그려볼 수 있게


세상 모든 고된 노동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일에서 행복을 느끼곤 한다. 농부는 무더위 속에서도 살아있는 흙내음을 맡으며 풍요의 기쁨을 만끽한다. 어부는 망망대해를 누비며 파도와 함께 살아가는 삶의 역동성을 느낀다. 예술가는 캔버스 위에 영혼을 쏟아붓는 순간 진정한 자아를 발견한다.


우리 역시 일할 때 가장 생생하고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동이 주는 고됨을 외면하지 말고 오히려 그 안에서 참된 기쁨을 찾아야 한다. 땀과 수고 속에서 빚어내는 결실의 희열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오로지 안일함만을 좇았던 우리에겐, 노동이야말로 삶에 깊이를 더하는 귀한 양분이 되어줄 것이다.



<질문>  

오랫동안 가슴 벅찬 보람을 느끼며 일했던 순간, 떠올려볼 수 있나요?


- 정성스레 무언가를 만들어냈을 때의 뿌듯함을 되새겨보세요.

- 어려운 숙제를 해결하고 성취감에 젖었던 때가 있나요?

-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다 해냈을 때의 자부심을 느껴보셨나요?

- 남을 위해 수고와 땀을 바쳤을 때 충만함을 경험해 본 적 있나요?

- 힘든 노력 끝에 좋은 결실을 거두었던 일이 떠오르시나요?


2. 안락함 속에 깃든 무기력의 늪


사람은 누구나 안락함을 갈망한다. 아무런 걱정 없이 편히 쉴 수 있는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지나친 휴식은 우리에게서 삶의 의욕과 에너지를 앗아간다. 영겁의 안식 속에서 어느새 우리는 나태해지고 무기력에 젖어들곤 한다.


가령 매일이 일요일이라고 상상해 보자. 출근할 필요도, 아무 약속도 없이 그저 빈둥거릴 수 있는 나날의 연속. 처음엔 황홀하겠지만 어느 순간 끔찍한 권태가 밀려올 것이다. 해야 할 일도, 이루고 싶은 꿈도 없이 무위(無爲)에 젖어가는 공허한 삶. 쉼이 일상이 되는 순간, 우리는 이내 무기력의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 것이다.   


실제로 이를 뒷받침하는 실험 결과도 있다. 독일의 한 연구팀은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다. 이들에게 일정 기간 무조건적으로 생활비를 지급하되 그 기간엔 어떤 노동도 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자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일을 하지 않은 채 안락함에 젖어 지내던 실업자들은 오히려 무기력해지고 우울해졌던 것이다


우리에겐 때로 도전과 역경이 반드시 필요하다. 안락함에 물들어 나태해질 때 적절한 자극과 동기부여가 요구되는 것이다. 숨 가쁘게 살아가는 와중에도 때로는 벽에 부딪혀야 한다. 고난과 시련을 이겨내며 성장해야만 그때의 휴식도 달콤하게 느껴지는 법. 행복의 진정한 맛을 아는 이들만이 진정한 쉼을 누릴 자격이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매일이 한가로이 흘러가는 세상은 결국 권태의 세계일 뿐이다. 승리의 기쁨도, 성취의 짜릿함도 느낄 수 없기에 우리는 무기력에 빠질 수밖에 없다. 그 안락함의 덫에서 헤어 나오려면 기꺼이 고난을 마주해야만 한다. 때로는 걸림돌이 되는 역경을 즐기는 여유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우리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이 오히려 삶에 긴장감을 선사하고 행복을 깨닫게 해 줄지도 모르니 말이다.



<정보>

'네거티브 캐퍼빌리티(Negative Capability)'란 무엇인가?


시인 존 키츠가 말한 비우는 능력(Negative Capability)은 삶의 역경을 바라보는 혜안을 일컫는다. 자신을 비우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다른 표현으로는 고난과 불확실성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끝까지 견디는 인내심을 의미한다.


키츠는 위대한 시인이 되기 위해서는 고뇌의 순간을 품어 안을 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세상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끝까지 마주하는 태도야말로 시인의 자질이라는 것. 그래야만 비로소 인간 삶의 깊은 진실을 표현해 낼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이런 관점은 예술가뿐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안락과 평온만을 좇다 보면 정작 삶의 숨은 의미를 깨닫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난의 순간을 피하지 않고 그 깊이를 온몸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한층 성숙해질 수 있다.


때로는 고통스러운 삶의 농도(濃度) 그 자체가 행복의 뿌리가 되기도 한다.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저력, 고뇌를 품어 안는 혜안. 그것이 우리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힘이 되어줄지 모른다. 네거티브 캐퍼빌리티야말로 삶을 온전히 껴안는 지혜로운 자세다. 어쩌면 우리에게 진정 필요한 건 무한한 안식이 아닌, 고난을 긍정하는 눈일지도 모르겠다.



3. 쉼과 일, 그 이상적인 균형을 위하여


삶에서 안락함만이 능사는 아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인 고통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에겐 무엇보다 일과 쉼 사이의 적절한 균형이 필요하다. 때로는 열심히 노력하되, 때로는 느긋하게 휴식을 취할 줄 알아야 한다. 긴장과 이완 사이를 오가며 삶의 활력을 되찾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휴식과 노동의 적절한 배합이 있을 때 비로소 진정한 행복이 깃든다."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은 둘 중 하나가 아니라 그 이상적인 조화인 것이다. 무한정 놀기만 해서도, 쉼 없이 일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둘 사이의 균형점을 찾아 삶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각자 나름의 휴식과 노동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 언제 일에 매진하고 언제 휴식을 취할지, 적절한 균형감각을 가지는 것이 관건이다. 때로는 마음껏 에너지를 발산하되 때로는 재충전을 위해 충분히 쉬어가는 지혜. 치열하게 노력하되 번아웃되지 않도록 스스로를 보살피는 마음가짐까지. 이런 조화로운 삶의 패턴을 익혀가는 일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다.


현대인들에겐 진정한 의미의 휴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쉼 없는 경쟁 속에서 지칠 대로 지친 우리의 심신을 어루만져줄 치유의 시간 말이다. 때론 멈춤의 용기를 내어 자신만의 안식처를 찾아 나서는 일. 내면의 평화를 되찾고 재충전할 수 있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것. 오직 그래야만 다시금 열정 가득한 하루하루를 일구어낼 수 있으리라.


일과 쉼, 우리는 그 둘의 절묘한 조화 속에서 행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세상을 향해 힘차게 도전하되 적당한 휴식도 잊지 않는 슬기로운 사람. 바로 그가 진정 삶을 즐길 줄 아는 지혜로운 승리자가 아닐까. 오늘도 우리 각자에겐 그 이상적인 균형을 찾아가는 소중한 기회가 주어져 있다. 치열한 노동 속에서도 행복을 발견하고, 느긋한 휴식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새기는 통찰. 지금 바로 그 경이로운 조화를 이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매일이 휴일이라면 인생은 지루할 것이다. 하지만 매일을 노동으로 살아간다면 그 삶 또한 메마를 수밖에 없다. 쉼과 일 사이에서 현명한 균형을 찾는 것, 바로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다. 때론 무한한 안식을 꿈꾸지만 또 때론 땀 흘려 노력하는 기쁨을 만끽할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인생이란 결국 숨 가쁜 레이스인 동시에 여유를 가져야만 한다. 열정적으로 내달리되 때론 느긋하게 쉬어가는 멋진 균형감각을 잃지 말자. 가끔은 권태로움을 즐길 줄 알지만, 가끔은 땀 흘려 일하는 열정에 젖어보자. 그렇게 치열한 긴장감과 느긋한 휴식 사이를 오가며 살아갈 때, 우리는 비로소 인생의 묘미를 깨달을 수 있다,


쉼 없이 내달리기만 한 인생은 공허할 뿐이다. 하지만 온종일 한가로이 보내는 세월 또한 무의미할 따름이다. 고단한 노동과 달콤한 휴식의 균형으로 삶에 깊이를 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오늘도 우리 모두 그 황금 같은 균형을 위해 노력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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