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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퀘렌시아 Jul 22. 2024

하루에 할 수 있는 일의 총량

수정 없는 의식의 흐름

하루가 바쁘다. 쉬지 않고 아침부터 움직였다. 하나 하고 다른 하나 하고 또 다른 하나 하고 움직인다. 움직였는데 할 일이 또 있다. 그 일정에 맞추어 또 움직인다. 치과 갔다가 외과 갔다가 건강검진 센터 갔다가 진찰받고 세탁하러 세탁기 있는 곳 왔다가 떡볶이 사 먹고 다시 애들 햄버거 사 주러 드라이브쓰루 가야 하고 다시 집 가서 태권도복 입고 운동을 간다. 끝난 뒤에 세탁한 담요를 세팅해야 할 곳에 갖다 놓아야 할 거다. 그러고서는 집에 와서 또 바로 가족 루틴인 밤 20분 독서를 할 것이고 그러고 나면 또 내일 워크숍 갈 준비를 해야 할 거다. 아침에 한 일은 부동산 간 일. 집 잔금 하는 날이었다. 은행에 전화하고 동사무소 가서 서류 떼고 법무사랑 통화하고 세무사랑 통화하고 국세청에 전화해 문의하고 언니랑 통화하고 아이고 원 참. 그 볼일 보고 엄마 모시고 엄마네 가서 엄마집 화장실 청소를 했다. 엄마 심부름, 작은언니 심부름을 한 번에 해결한다. 여행 가방 빌려 주는 것, 큰언니가 엄마네 가져다 놓은 여행가방을 내가 챙겨서 작은언니네 갖다 줄 거다. 그것 챙기고, 엄마가 내가 작은언니네 갈 거라고 하니까 작은언니네 식구들이 엄마 열무김치를 너무 잘 먹어서 예뻐서 열무김치 담갔는데 그것 가져가라고. 그거랑 배추김치도 가는 김에 같이 가져가라고. 그래서 그 모두를 내 차에 실었다. 김치 두 통에 큰 여행가방에 치과에 데려갈 내 딸과 모두 다 내 차에 태웠다. 아이고 바쁘다 바빠. 세탁기는 이제 다 된 것 같고 머리 감고 있는 딸내미는 이제 곧 나올 것 같다. 난 글을 매일 쓰는 걸 요즘 하고 있어서 이 일도 지금 해치운다. 해치운다는 말이 딱 맞다. 클리어. 벽돌 깨기 식의 느낌. 할 걸 지워나가는 느낌. 삶은 참 바쁘다. 할 일이 많다. 내가 종의 기원을 읽고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다윈도 참 바빴다는 점이었다. 일상을 살아가는 여느 아버지처럼 가정 일도 참 많더라고. 만나는 사람들 많고. 편지도 써야 하고. 연구도 해야 하고. 뭔가 굉장히 바빴어서 놀랐었다. 대단한 과학자도 연구만 완전 몰두하며 사는 게 아니구나 하고. 그 사람도 일상을 살아가야 해서 일상 잡일을 다 하며 지내는구나 하는 것을 그 종의 기원을 읽고 진짜 배웠었다. 대학자도, 대철학자도, 다 바빠. 나만 바쁜 것 아니야. 이게 삶이야. 안 바쁘면 그게 삶이겠어? 자. 이제 이 일 해치우고 얼른 나가자. 햄버거 살 시간 완전 빡빡하네. 모르겠다. 살 수 있을런가. 태권도 시간 38분뿐이 안 남았는데. 아이구 바빠라. 장미란 선수. 남편이 정말 좋아하는 훌륭한 선수. 뉴스 인터뷰에 나왔던데 참 차분하고 말도 잘한다. 너무 뻔순이처럼 말을 잘하는 게 아니라 좋아 보이네. 축구협회 조사를 차분하게 잘해 주길. 손흥민 선수 좋아하는 나. 우리 손흥민 선수,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 편히 훈련할 수 있게. 뭔가 문제가 있는지 좀 잘 조사해 주길. 장미란 선수를 막간을 이용하여 아까 유튜브 볼 때 잠시 봤는데 얼굴 살도 많이 빠지고 했다. 태권도 얘기를 하다 보니 역도 선수 장미란 선수 본 게 떠올랐다. 문체부. 축구협회. 나의 태권도. 모두 다 제대로 돌아가길 바란다.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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