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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독서 기록

《역사의 쓸모》를 읽다가

독서 기록

by 퀘렌시아

브런치 어떤 작가의 매거진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있었다.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샀다.


학교에 가져다 놓고 틈틈이 보는데.


지금 중3 국어 수업 진도 부분이 '문학과 삶'이다.


작품 속에는 창작 당시의 사회, 문화적 배경이 반영된다는 것, 과거의 작품을 읽는 이유는 그 시대의 배경을 암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삶 속 인간들의 모습을 보고 오늘날의 나의 삶과 빗대어 보기 위해서라는 것. 그런 걸 다루고 있다.


학생들에게 과거의 작품이 오늘날의 우리에게 의미 있는 이유를 잘 설명해 주면 성공이다. 학생들이 이 내용을 잘 수용할 수 있게 적절한 설명을 해 주면 좋은데, 지식으로만 한 줄 얘기해 주는 건 별로다. 마음에 안 든다.


그때 이 책이 내 옆에 있었다.

책 겉표지에 적힌 글귀를 보면

"삶을 바로잡고 싶을 때마다 저는 역사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났습니다. 놀랍게도 100년 전, 1000년 전에 살았던 사람도 저와 같은 고민을 하고 비슷한 위기를 겪고, 또 극복해내더군요. 역사는 제게 가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 되어주고, 지친 마음을 위로하는 친구가 되어주었습니다. 그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길을 걸었는지, 또 그들의 선택이 역사에 어떤 의미로 남았는지를 생각해보면 비로소 제가 어떤 결정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역사를 공부하면서 만난 수많은 인물의 이야기가 제 인생에 더할 나위 없는 재산이 된 셈이죠. 길을 읽고 방황할 때마다 제가 역사에 몸을 기댔던 이유입니다."


참 멋있지 않은가?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다. 결국 통한다. 문학을 공부하는 이유이다. 옛날 글이지만 오늘날 우리가 그 글들을 읽는 이유인 것이다.


역사학자 에드워드 H.카"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이 32쪽에 인용되어 있다.

역사나 문학이나 모두 과거의 사람들과 오늘날 사람들과의 대화이다. 그들의 삶의 모습, 오늘날 우리의 삶의 모습. 크게 다르지 않다. 그들이 삶 속에서 한 선택들, 고민들은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힘과 지혜를 줄 수 있다.


최태성 작가는 EBS 명강사이지만, 현직 교사였기에 여러 학원에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왔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교사 월급과 억 소리 나는 거금을 주겠다는 학원가의 계약서 사이에서 고뇌하게 된 최태성 작가.

좋은 교사로 마무리하는 것이 인생 계획이었으나 현실은 자신에게 다른 길을 제시하고 있으니, 괴로움에 몸부림 칠 수밖에. 원형탈모가 올 정도로 심한 갈등을 겪고 있던 순간, 자신을 구원해 준 것은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삶이 자신에게 답을 주었다고 쓰고 있다. 눈물을 펑펑 흘리며 계약서를 찢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이 부분을 읽으면 코 끝이 찡해졌다.

'아, 그래. 이거지. 역사가 내 삶 속에 스며드는 것. 과거의 작품을 읽는 이유이고.'

바로 수업이 있었다. 이 글을 읽은 직후.

좋은 수업 자료가 생긴 것이다. 학생들과 하는 수업 독서 10분이 끝난 이후, 본 수업 나가기 전에 내가 오늘 읽는 책을 잠시 소개해 주었다. 바로 '역사의 쓸모'


책을 실물로 보여준다. 쌍방향 수업이라 노트북 렌즈에 이 책 뒷 표지를 가까이 가져가 아이들이 읽을 수 있게 들고서 말이다. 아이들 중엔 몸을 앞으로 가져와 내가 보여 주는 글을 진짜 다 읽어보려는 몸짓을 하는 애들이 있다. 애들은 반응한다. 이렇게.


최태성 작가의 이 글은 오늘 나와 아이들에게 좋은 수업 자료가 되어 주었다.

이것이 책의 쓸모겠지. 책의 쓸모를 아는 내 하루하루의 삶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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