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박완서 씨가 등단한 것이 40세 때라고 할 때, 참 늦은 나이에 작가 생활을 시작하셨다, 멋있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분은 40도 아닌 70이라는 나이이니 정말 놀라웠다.
책을 읽은 소감을 먼저 말해 본다면,
“매우 재미있습니다. 그리고 금방 읽힙니다.”
이다. 작가의 발랄함, 그리고 인생의 연륜이 글 속에 함께 느껴지는 책이다.
60대 때부터 세계 여행을 한 내용이 책 속에 나오는데, 친구랑도 여행을 하고, 남편하고도 여행을 하고, 딸과도 여행을 한다. 항상 빠지지 않는 것은 작가 김원희 할머니이다.
작가는 굉장히 생기가 있는 분 같다. 나이 상관없이, 에너지가 넘치는 분이다.
물론 여행 가방에 제일 먼저 넣는 것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 약국에서 산 약들, 파스, 찜질팩 등이지만. 거기에 염색약도 챙기는 할머니 여행가이지만, 힘들기로 유명한 ‘시베리아 횡단열차’도 타신다. 안나 카레니나를 보며 가진 로망이 있기에 복잡한 기차 예매를 스스로 해 가며 열차를 타신다.
여러 해외여행 에피소드와, 자신의 삶 속 작은 에피소드를 함께 소개하고 있는 이 책은 읽으면서 여러 번 폭소를 터트렸다.
가장 재미있었던 부분은 스타크래프트 얘기 부분이다.
40대의 아들이 두 아들을 뒤에 두고 열심히 스타크래프트를 하고 있는 장면이 소개된다. 그런데 놀라운 반전은 그 40대의 아들에게 스타크래프트를 전수시킨 것은 젊은 날의 김원희 작가라는 것이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셔! 젊은 날이라고 해도, 그때 작가님 나이는 40대 후반일 것이다. 혹은 50대?!
그 나이에 스타크래프트를 열심히 하는 엄마라~~ 대단하다.
같이 게임을 하다 만난 '왕초'라는 아이디의 사람이 어느 날 묻는다.
"원희는 몇 짤?"
그래서 그때의 작가님은 사실대로 답한다.
"원희는 50짤"
그랬더니
"원희가 50짤이면 나는 100짤"
하하하... 빵 터진 부분이다. 이이고 웃겨라~~~~
작가 김원희 님은 새로운 문물, 환경에 접근성이 뛰어난 분이다. 그러하기에 젊은 애들 끼지 않고도 그렇게 씩씩하게 해외여행을 가실 수 있는 거지 싶다.
나이 많이 들어도 씩씩하게, 당차게, 즐겁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는 모습. 참 멋있다. 또 그러한 아내를 막지 않고 지지해 주는 남편분도 참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