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 니 체한다.
이상한 본능, 떠오르는 대로
오늘 아침, 커피를 마시면 창밖을 본다.
오늘은 뭘 써 볼까? 뭐가 좋을까?
'니체~~~~니~~~~~체한다?!'
ㅋㅋㅋㅋ
문득 떠오른 말. 이게 뭐지? 이게 왜 떠올랐지? 모르지... 그런데 재미있다.
'니체, 니 체한다.'
그냥 니체에 대해 말해 보라고? 니체는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 채찍에 맞는 말을 껴안고 엉엉 운 뒤, 영 정신이상이 되어 버린 사람. 난 말을 껴안고 운 니체를 좋아한다. 그게 이상 정신 징후인지 뭔지 몰라도, 니체는 말의 아픔을 공감한 거다. 받아들일 수 없는 충격이 사람이 정신줄을 놓게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본다. 정신줄을 놓아야 그 사람이 살 수 있기에 정신줄을 놓은 게 아닐까?
예전에 어느 책을 읽다 너무 큰 자극이 오면 안 좋다고, 그러면 발현이 된다고... 그런 글을 봤었다. 정말 견딜 수 없는 그 무엇. 그것을 주면 (정신줄, 삶의 끈, 희망, 등등) 놓는 것. 내가 누군가의 상황이라 할 때, 그 사람에게 견딜 수 없는 '상황'이 '내'가 되면 안 된다. 그래. 최소한 그 사람을 숨 쉴 수 있게 해 주는 '상황'이 되어야지.
사람이 사람에게 가장 지겨운 대상일 수 있다. 사람이 사람에게 숨 쉴 수 있게 하는 공기일 수 있다. 사람이 참 중요하다.
'의리?'
의리가 뭘까? 얼마 전, 친구와 얘기하다 나온 말이다. 내 친구는, 의리는 상대가 나한테 잘해 준 만큼 내가 잘해주는 것, 그것이 의리라고 했다. 난 술을 좀 먹은 상태였는데 아주 청산유수로 이렇게 횡설수설했다.
"의리? 아니야. 의리는 기브 앤 테이크가 아니야. 의리는. 의리야. 의리는 상대가 나한테 준 것 없이도, 내가 그 사람에게 잘해 주는 것. 내 마음에 있는 사람이니까, 그 사람이 내 곁에 있든, 없든, 그 사람이 나한테 잘해 주든 말든 잘해 주는 것. 그게 의리야."
큰 소리로, 횡설수설, 술주정?! 을 했다. 하지만, 아주 잘 기억난다. 그 장면이.
가끔 생각한다. 부모 자식 간에도 의리가 있고, 부부 사이에도 의리가 있고, 친구 사이에도 의리가 있다. 부모 자식 간 의리? 지키지 못하는 많은 이유가 있지만, 어렵지만.... 그래도 그 관계 속에 '의리'가 있음 좋겠다. 부부 사이? 마냥 사랑일까? 20-30년을 같이 살아오며 맞추어온 호흡. 그건 달콤한 사랑은 아니고, 낡은 삶의 결이 드러나는 사랑이지. 그건 의리야. 난 그렇게 생각한다. 친구?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대상으로서의 친구라면, 친구 맞을까? 그런 친구는 만나는 사람일 수는 있지만 친구는 아니지. 내 마음속 친구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사람에 대한 의리를 지킬 수 있는 사람. 그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생각이니 현실에 맞닥뜨린 상황이 없는 한, 탁상공론일 수 있지.
그래도, 난 그런 관계의 사람이고 싶다. 내 친구에게 겉 다르고 속 다르고, 필요할 때만 상대를 써먹는 약은 사람이고 싶지는 않다.
니체에겐 여동생이 있었고, 니체의 여동생이 '의리'있게? 병든 오빠를 챙긴 듯 보이나, 말이 많다. 여동생이 니체를 이상하게 이용해 먹었다는 얘기, 그래도 그 여동생 아니었으면 병든 니체가 살 수 있었겠냐는 얘기. 니체를 연구하고 파지 않아서 판단 보류다. 이번 여름엔, 니체에 관한 책을 읽어 봐야지.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사강, 융, 헤세, 모파상....
이 글 쓰는 테이블 옆에 쌓여 있는 책들. ㅋㅋㅋ. 완전 고상한 이름의 그대들~~~~
요 옆에 쌓아 놨지만, 김용의 무협지로 쏵~~ 갈아탈지도 몰라.
오늘 아침, '니체, 니 체한다'가 떠오르는 바람에 이런 이야기를 하며 놀아본다.
제대로 살아야지, 체하게 살면 안 돼.
너무 바삐 살면, 니 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