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으로 무슨 공문이 왔다. 공문 담당 선생님이 교사 전체 메신저로 공문 제목만 간단히 안내를 하는데, 보통 때는 읽지도 않고 '확인' 버튼을 누른다.
그런데, 메신저 창과 확인 버튼의 그 간격. 내 시선이 대각선으로 내려가는 그 빛의 속도 사이에 날 잡은 단어. '미술치료 연수'
어? 이거 뭐지? 미술치료?
나도 모르게 호기심이 일었고 담당 선생님께 공문을 보고 싶다고 했다. 그곳은 미술치료를 하고 있는 사설 기관이었고, 교사 직무연수를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아닌 것 같았다. 기관에 전화하여 물어보니 미술치료 자격증을 따기 위한 교육을 한다고 했다.
자격증이고 뭐고, 사실 관심을 끌지는 않았다. 난 단지 '미술치료'라는 그 용어, 그게 마냥 땡겼다. 바로 교육 기관을 찾아가 등록을 했다. 그렇게 난 1주일에 한 번 가는 미술치료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미술치료가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 잘은 모르겠으나, 아마 미술치료가 내 아이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느낌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내 딸아이는 뭔가 손으로 하는 것들을 좋아했고, 대부분의 아이들이 그러하듯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기에 미술치료가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미술치료가 뭘까? 정말 1도 모르는 나. 초등학교 때 찰흙으로 뭐 만드는 걸 제일 싫어하고 자신 없어했던 나. 중, 고등학교 때도 미술 시간에 뭘 그려 내거나 제출해야 하는 게 참 버겁고 힘들었던 나. 그런 내가 미술치료엔 끌렸다. N극이 S극에 그냥 달라붙듯, 그렇게 끌려서 교육 센터에 갔다.
미술치료?
만약, 미술치료 자격증 따기가 아니라 '성인 미술치료'가 목적인 수업이었다면 안 갔을 수도 있겠다. 내가 치료의 대상이라면 부담스러우니까. 하지만, 난 내 아이를 위해, 내 아이의 마음을 쓰다듬어 주기 위해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니, 그 공문을 보낸 센터의 취지대로 '미술치료 자격증'을 따러 간 엄마가 된 것이다. 부담 없이 공부를 하면 되는 거라고 생각했다. 내 아이를 위해서.
난 그때 열정적으로 공부할 자세가 되어 있던 30대 후반, 7살, 5살 아이를 둔 엄마였다.
지금 돌아보면 나에게 미술치료는
"나와 내 아이가 각자 자신을 만나게 해 준 '매직'"이다.
나는 나대로 미술치료 공부를 계속했고, 그해 후반기부터 내 아이를 미술치료 센터에 데려가서 미술치료를 받게 했다. 미술이라는 마술을 통해, 나는 나대로, 내 아이는 아이대로 자기 안의 세계로 들어가서 자신을 만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