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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해 Jul 12. 2019

치닭이 최고죠 치킨엔 닭이에요

매일 글쓰기 도전 중_이번 주 주제 : 기쁨

“치맥이라뇨. 치닭이 최고죠. 치킨엔 닭이에요. 후라이드 한 입, 양념 한 입.”


내가 종종 하는 말이다. 물론 나도 치맥을 참 좋아한다. 그러나 주량이 너무 엉망진창인지라 맥주보단 치킨+닭(치킨 두 배?)가 더 좋다. 이렇게나 치킨을 좋아하는 나에게 오늘은 기쁜 날이다. 초복이랍시고 회사에서 간식으로 치킨이 나왔기 때문이다. 간식을 제공하는 회사는 아니지만 해마다 세 복날 중 한 번은 치킨을 간식으로 줬다.


대학 가기 전에만 하더라도 치킨을 이 정도로 즐기진 않았다. 맥주를 마시게 되면서부터인지 치킨 체인점이 왕왕 늘어나면서부터인지는 알 수 없다. 기억을 더듬어 봐도 답을 모르겠다. 워낙에 고기를 좋아하기도 하고, 튀긴 음식을 좋아하기도 하고. 그 둘이 합쳐진 것이니 금상첨화인데 안 좋아하는 게 더 이상할 뿐이다.


대학생일 때는 자취를 했다. 첫 직장을 다닐 때도 사택에서 자취 아닌 자취를 했다. 자취생에게 다른 고기는 해 먹기 번거로운 존재였다. 갈빗집이든 삼겹살집을 가지 않는 이상, 고기를 사 와서 굽거나 볶거나 삶아야 했다. 집에서 고기를 구우면 기름이 사방 군데 튀어서 난리가 났다.


지금은 삼겹살도 포장이 있고 배달이 있지만 그땐 불판에 지글지글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은 없었다. 한 번은 중국집에서 시켜 먹는 탕수육이 지겨워 직접 만들어 먹었다. 고기를 사다가 밑간을 하고 재었다가 튀기고 또 튀기고, 조리가 끝난 뒤에 기름 처리는 또 어떻고... 아휴, 다시 생각해도 한숨이 난다.


그에 비해 치킨은 무척이나 간단했다. 전화 한 통이면 끝. 먹고 치우는 것도 간편했다. 아마도 나처럼 생각한 사람이 많았나 보다. 치킨집은 우후죽순 생겨났다. 치킨 종류도 한 없이 늘었다. 후라이드 치킨, 양념 치킨으로도 고민되어 반반을 시켜 먹었는데, 간장 치킨, 꿀맛 치킨, 구운 치킨, 바비큐맛 치킨... 부위만 따로 시켜 먹을 수도 있게 되었으니 치킨 세계에 천지개벽 같은 일이었다.


내가 먹은 그 많은 치킨은 내 뱃살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튀김을 줄여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 말씀도 치킨 앞에서는 무너지고 만다. (사실, ‘줄여야 한다’가 아니라 ‘끊어야 한다’였다.) 오늘은 복날을 핑계로, 회사에서 준 것이라는 핑계로 또 허리 줄 풀고 마음껏 먹었다. 속도 없이, 기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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