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이곳
하늘에서 내린 상같은 로또. 요즘은 일상의 행운을 의미할 때 사용되기도 한다. "완전 로또다."
나쁜 놈에 대한 징벌은 성에 차지 않는다. "저거 깜빵보내고 사형시켜야 해."
모두가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균열이 생긴다. 벽이 없으면 균열도 없다. 벽은 보호를 위해 존재한다. 벽은 안팎으로 끊임없이 침투의 시도를 받는다. 침투의 주체는 개개인의 이기심이다. 이기심은 양날의 검이다. 인류를 발전시키기도 하였고 퇴보시키기도 했으니까.
유구한 세월에 걸쳐서 시행과 착오를 겪었던 조상들은 각자도생이 아닌 공동체가 생존에 유리함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는 공동체의 방향에 대해서 생각했을 것이다. 사회적 약속이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거대 약속이 처음부터 힘을 가지긴 어렵다. 약속은 지켜짐으로 힘을 얻는다.
약속의 힘은 불변성에서 나온다. 자꾸만 바뀌는 약속을 믿으며 살지는 않듯. 힘을 잃은 약속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사회적 약속이 힘을 잃으며 생겨나는 수많은 균열에는 각각의 여러 이기심이 침투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이기심을 억누르기 위해 권선징악을 이용했다. 선행의 상과 악의 징벌은 사회 구성원들을 이끄는 카타르시스적 쌍두마차였으니.
벌이 벌답게 수행되지 않고, 억누른 이기심에 대한 상은 없고, 이기심을 수행한 사람에게 상같은 것이 향하는 것을 자꾸만 목격하게 되면. 박탈감에 젖은 사람들은 슬슬 카타르시스가 마려워지는 법이다. 착하게 살던 사람에게 주어진 금도끼 은도끼, 범죄자를 젓갈로 담가버린 사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