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상담 공유 3
커리어 멘토링을 하겠다고 선언한 이후로 지금까지 대략 30명 이상의
학생과 현직자 분들에게 연락을 받았다.
그중, 요새 체감하는 것이,
국내에서 일하고 계시는 많은 현직자 분들께서 미국에서 일을 하고 싶어 하신다는 점이었다.
미국에 오시고 싶어 하는 이유들도 다양했다.
국내의 저평가된 엔지니어 처우라던지, 막연한 미국 생활의 기대감, 자식 교육 등..
실제로 최근에 이런 기사가 나올 정도이니,
내가 보고 들은 내용들이 단순히 나만의 일반화된 오류는 아닐 거라 생각이 든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403112243i
그래서 오늘은, 지금까지 여러 명의 분들에게 답변드렸던 미국 회사 준비에 대한 궁금증,
그리고 실제 미국 회사 생활에 대한 내용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이 글을 보는 것으로 다른 누군가도,
막연한 미국 직장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1. 미국 회사들, 연봉은 많이 주나요?
: 가장 많이 질문을 받은 내용이었다.
그리고 대부분 궁금해하셨던 점은, 단순히 돈을 많이 주는지 안 주는지 여부를 떠나,
미국 생활비 물가가 한국의 그것과는 매우 상이하기 때문에,
그 연봉으로도 3인 혹은 4인 가족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수준인지에 대한 것이었던 것 같다.
특히, 한국에서는 부부가 맞벌이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미국으로 오게 되면 아무래도 외벌이로 전환되면서
전체적인 삶의 질이 떨어질 수 있음을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우선, 연봉의 경우에는 사실 회사별, 지역별, 직무별, 개인별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당신이 미국에서 정확히 얼마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힘들다.
예를 들면 같은 엔지니어 6년 차라도,
회사가 정말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평균보다 더 받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통 연봉은 levels.fyi라는 사이트에서 해당 회사, 직무, 직급 등을 검색하면 대략적인 평균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평균값은 아니고, 연차 별, 지역 별 그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참조만 하는 정도로 보시기를 추천드린다.
보통 미국 회사가 한국 사람에게 영주권과 비자, 이주 비용까지 지원해 주면서
한국에서 엔지니어를 데려오는 케이스는,
(내가 아는 한 대부분 평범한 케이스는) 연봉이 다른 사람들 대비 저평가 되어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levels.fyi에 명시된 수준만큼 연봉을 받기 쉽지 않다. 나 역시 그러했고.
그래서, 실제로 미국 오퍼를 받으셨지만,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그 수치에 실망하고,
미국행을 고민하시는 분들도 계셨다.
그러나, 우선 미국에 오기만 하면 그 이야기는 달라진다.
나의 이직 스토리에도 적었지만,
미국으로 온 후에 더 높은 연봉,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미국에는 너무나도 많다.
미국 회사에서 일하는 친구들 마음가짐도 보통은 이런 식이다.
"네가 나를 이만큼으로 밖에 대우 안 해줘? 나 그럼 돈 더 많이 주는 곳으로 갈 거야!"
그래서 정말로 미국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 준비를 마쳤다면,
처음 연봉 조건이 조금 낮더라도, 일단은 미국으로 오시라고 무조건 말씀드린다.
미국으로 오는 비자와 영주권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어려울 뿐이고,
영주권만 생기면 (나 같은 경우엔 영주권 생기기도 전에 일을 벌였지만),
미국에서의 이직을 통한 연봉 상승은 한국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이기 때문이다.
아래는 대략적인 나의 이직을 통한 연봉 상승 추이 그래프를 그려보았다.
이러한 상승이 과연 한국에서도 가능했을까?
나는 절대 불가능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미국은 기회의 땅이라 굳게 믿고 있다.
반도체 업을 삼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히 더 말이다.
그렇다면, 외벌이 연봉으로 4인 가족생활에 문제가 없는가?
캘리포니아, 특히 산호세 같은 지역은 렌트비가 최소 4~5천 불 정도가 소요된다.
게다가 아이들 프리스쿨(어린이집), 외식 및 생활비 등을 합하면
최소 매달 한국돈으로 천만 원 이상씩은 우습게 나간다.
그래서 저축 생활을 하던 한국에서와는 다르게,
월급 (미국은 보통 주급)으로 받는 돈을 거의 다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는 것 같다.
그래서 보통 얘기하는 건,
최소 한국 벌이의 2배 정도는 벌어야 한국 생활과 엇비슷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들 한다.
그럼에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매년 회사에서 제공되는 추가적인 주식과 현금 보너스이다.
주식을 따로 현금화하지 않고 저축한다는 마음으로 버티다 보면,
혹시 아는가... 현재 은퇴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N사처럼, 나중에 이른 은퇴를 하게 될지...
어쨌든 결론을 내보자면,
미국 엔지니어는 확실히 한국보다 연봉이나 처우가 좋고,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변경될 경우 조금 힘들 수는 있으나, 많은 기회가 존재하며,
특히 연차나 직급이 올라갈수록 연봉 상한선이 없기 때문에 더 많은 보상을 기대할 수 있다.
정도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2. 미국 회사 입사를 위한 신분 해결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미국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신분이다.
보통은, offer를 받기로 한 회사로부터 working visa를 스폰받아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H1B 추첨 방식을 통하거나, 특허/논문 등 실적이 많은 경우 O1 visa,
혹은 한국 지사 등에서 1년 이상 거주한 후에 받는 L visa (주재원비자)를 통해서 말이다.
그리고 미국에 도착하면, 영주권을 신청해서 영구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게 된다.
혹은, 당장 offer를 받지 않았더라도, 미국 생활에 큰 뜻이 있는 사람들은
한국에서 변호사를 통해 개인이 직접 영주권 절차를 진행하기도 한다.
보통 석사 이상의 학력에, 일정 이상 특허, 논문이 있는 분들은,
회사의 스폰서 없이 본인이 직접 영주권을 진행할 수 있는 NIW라는 절차가 있기 때문에,
미국 진출에 깊은 관심이 있다면 이 부분을 노려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3. 미국 회사를 준비하는 동안 국내에서 무엇을 해두면 좋을까요?
: 우선 CV와 linkedIn은 기본으로 업데이트해두어야 한다.
그리고 엔지니어는 보통 특허나 논문으로 자신의 가치를 많이 들어내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에서 가시화된 좋은 실적들을 쌓아두는 것이 가장 좋다.
인터뷰나 비자 준비 시에 가장 명료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특허와 논문이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지금부터 조금씩 네트워킹을 쌓아가는 것이다.
본인과 관련된 분야에서 일하는 미국 현업 엔지니어 분들을 알아나가다 보면,
혹시나 그 인연들이 인터뷰 referral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네트워킹을 쌓는 것은 쉽지 않은데,
보통 대학원을 나왔다면 연구실 인맥 혹은 학회 참석등으로 알아나가거나,
회사 차원에서 업무를 하면서 교류를 통해 이뤄지기도 한다.
4. 미국 회사에 지원은 어떻게 이뤄지나요?
보통은 회사의 공고를 보고 지원이 이루어진다.
회사 내 각 부서에서 자신들이 필요한 사람에 대한 Job Description을 올리고,
그에 맞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보통 링크드인 지역을 미국으로 설정해 두면, 관련해서 HR이나 리크루터들이 많이들 연락이 오는데, 그런 연락들을 통해 보통 referral 상태에서 회사 지원을 시작할 수도 있다.
혹은, 해당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경우, direct로 인터뷰 제안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미국 회사를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우선 시험 삼아 링크드인에서 현재 지역을 미국 bay area로 변경해 보라고 말씀드린다.
그렇게 본인이 작성한 링크드인 프로필 정보에 맞춰서 HR 등 연락이 얼마나 오는지 확인해 보면,
현재 잡 마켓이 상태나, 어떤 식으로 프로필 정보를 상세하게 추가해야 하는 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에서 말한 네트워킹에 덧붙여,
이렇게 연락 오는 HR들도 모두 소중한 인연이기 때문에 알아두는 것이 좋다.
나 같은 경우에, 한국에서 NVIDIA에 지원을 했었는 데,
당시 HR이 본인들은 미국 거주자만 뽑는다며 지원을 거절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도 굴하지 않고 연락을 이어나가면서, 미국에 도착 후에 여러 번 연락을 주고받았는데,
마지막엔, 그 친구로부터 여러 인터뷰 기회를 얻게 되어 NVIDIA의 인터뷰까지 진행했던 기억이 있다.
(사람 일을 모르는 거기 때문에 항상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나는 아직도 미국 생활을 선택한 것에는 후회가 없지만,
그럼에도 미국에서 커리어를 쌓는 것이 꼭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개인의 가치관과 생각이 모두 다르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타향 살이라는 것이 어쨌든 쉽지 않기 때문에,
본인이 변화에 대해 두려움이 많고, 도전적인 삶을 사는데 불편함이 있다면,
미국 생활은 어떤 의미에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한 많은 이유 들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본인의 커리어를 좀 더 인정받을 수 있는 시장에서,
도전적으로 경쟁하며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미국 생활을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https://biz.newdaily.co.kr/site/data/html/2024/03/15/202403150007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