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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담낭이 Oct 01. 2024

유튜브에 처음으로 얼굴을 공개하다

첫 유튜브 조회수 급등, 그리고 각종 악플들...

처음엔 별 생각이 없었다.


유튜브에는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얼굴 공개를 하면서 영상을 찍고 있었고,

그 많은 얼굴들 중에 나 하나 얼굴이 추가된 들 무슨 상관이야? 쯤의 생각만 하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지금 한국도 아니고 미국에 있으니 나를 알아볼 사람은 없을 테고,

어차피 지금 영상들도 조회수 4~500회 정도 나오는 수준이니 큰 문제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또, 처음 보는 조회수 수백 회도 나에게는 기쁜 일이었지만, 점점 더 욕심이 들었기에

어차피 유튜브를 할 거면 확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여느 한국인 남자들과 다르지 않게, "취미는 장비빨이지!"를 외치며 

다짜고짜 카메라부터 구입했고, 

그렇게 나는 별생각 없이 카메라 앞에 섰다.




얼굴을 공개하는 첫 콘텐츠의 주제는, 

역시나 미국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이들 하는 주제인 "미국 생활 장점 3가지"였다.


사실 너무나 뻔한 주제이긴 했다. 내가 생각하는, 미 (캘리포니아) 생활의 장점은 

1. 날씨가 좋다는 점,

2. 사람들이 친절하고,

3. 커리어적으로 만족스럽다는 점

이 전부였다.


누구나 대충 아는 내용이었지만, 

어쨌든 이번 영상은 내 얼굴을 처음으로 공개하는 콘텐츠였기에 가장 무난하고, 

평범한 주제로 좋다고 생각했다.


또 아직 미국에 생활한 지 6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나만의 느낀 점들을 이야기하면, 

이제 나처럼 미국 생활을 시작하는 사람들이나, 

아니면 막연히 미국 생활을 궁금해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카메라 앞에서 녹화를 시작했다.


그러나,


카메라 앞에서 이야기한다는 건 역시 힘든 일이었다.

허공에 대고 나 혼자 이야기하는 기분.

갑자기 말이 끊기면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어색함.

문득 나 혼자 뭐 하고 있는 거지? 하는 현타..


당시에는 '대본'이라는 것을 쓸 생각조차 못했기에

나 홀로 2층 서재에서 주절주절 떠들다가 멈추고, 주절주절 떠들다가 멈추고를 반복하며

어찌어찌 마무리를 했던 것 같다.


그렇게 내 인생 처음으로 얼굴 공개를 한 유튜브 영상을 만들어 냈다.


https://youtu.be/RcGWjd6 tRVc? si=13 afaX4 wbEDaXvcl




지금 보면 참으로 어색한 영상이었지만, 그래도 해냈다는 생각에 즐거웠다.

또 '나름대로' 얼굴을 공개할 용기를 낸 영상이었기에, 조금이라도 조회수가 많이 나오기를 내심 기대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영상을 올린 첫날은 이전 영상들보다도 조회수가 훨씬 낮은 '16'회였다.


남들은 비슷한 주제로 조회수가 몇천, 몇만씩은 나오던데 나는 대체 왜 이러는 걸까...

얼굴이 문제인 걸까 (사실 맞을지도) 

영상을 지울까도 많이 고민했었다.


내 얼굴이 올라간 영상이 관심을 못 받는다는 사실이 가장 부끄러웠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완전히 유튜브 알고리즘의 세계를 모르고 했던 생각이긴 했지만.


다음날은, 가족과 함께 여행을 간 날이었다.

마침 그 주가 미국의 추수감사절 휴일 기간이었고 나는 가족들을 데리고 

근처의 '팜스프링스'라는 곳에 가서 쉬기로 했다.


덕분에 유튜브 조회수에 대한 생각도 완전히 잊어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유튜브 조회수를 보니 이게 웬일인가.

2번째 날 갑작스러운 조회수 상승과 함께 엄청난 수의 댓글이 달린 게 아닌가!?



가장 무난하고 평범한 주제라는 것이, 그만큼 사람들이 관심이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는 반증이었다.

조회수는 무난하게, 틈만 나면 계속해서 올라갔고 1년 여가 지난 지금은 25000회 정도를 달성했다.

유튜브 초보로서, 나의 첫 얼공 영상 치고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관심이라는 것은 좋은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도 배우게 되었다.


조회수가 수백 회 정도일 때는 거의 달리지 않았던 댓글이,

수천, 수만 회가 되자 꽤 많이 달리기 시작했고

그런 댓글들 중에는 꼭 좋은 댓글만 있는 건 아니었다.


주제가 '미국 생활'인 만큼, 미국에 오래 거주한 분들의 일종의 '훈계'성 댓글이 달리기도 했고

(ex. 꼴랑 6개월 살고 네가 뭘 알아!?)

다짜고짜 외모 비하성 댓글이나, 무지성 비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누군가는 엄근진 하게 

'제목을 미국이 아니라 캘리포니아로 바꿔야 한다!' 식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관심을 받는 만큼, 비판이나 비난성 글도 많았던 것이다.




나를 모르는 누군가로부터 이런 식의 반응은 처음이었기에 낯설었다.

처음엔 화도 나고, 기분도 좋지 않았다.


같이 화를 내며 대꾸를 하고 싶은 마음이 깊숙한 곳에서 올라왔지만,

나 역시 옹졸한 사람으로 비칠까 봐 마음대로 그럴 수도 없었다.


그야말로 '많은 관심'이라는 것은 양날의 검이었던 것이다.




어쨌든 이 영상으로, 

몇 십 명 수준이던 나의 구독자 수는 거의 500명에 육박할 정도로 많아지게 되었다.


처음 시도치고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다음 영상을 뭘 해야 할지 고민하던 차에, 나에게 커다란 변화가 하나 찾아오게 되었다.

갑작스러운 '이직 기회'가 찾아온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는 몰랐지만, 

이 이직 기회는  유튜브 일상을 완전히 송두리째 바꿔놓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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