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 회장의 딸이 퀄컴에서 인턴 중이라고?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다
그날도 어김없이 평범한 아침이었다.
나와 같이 삼성에서 미국 퀄컴으로 이직한 분과 함께 하는 모닝커피 시간.
"xx 씨 재밌는 거 알려줄까요? 메디슨 리 알아요?"
"그게 누구인가요?'
"JY 딸이요 ㅋㅋ 지금 여기서 인턴 한데요"
내가 이재용 회장의 따님에 대해 아는 거라고는,
잘생긴 아빠를 닮아서 예쁘장하게 생긴 얼굴과,
가끔 커뮤니티에서 그분이 애플을 쓰는지 갤럭시를 쓰는지 왈가왈부하는 정도였다.
"그럼 저희 Teams에서 검색되겠네요?"
"네 검색되더라고요 한번 해보세요"
사내 메신저인 Microsoft Teams에서 그분의 이름을 검색해 보니,
정말 어디선가 본 그분, 이재용 회장의 따님의 얼굴이 딱 나오는 것이 아닌가.
"정말 신기하네요 ㅎㅎ 고객사 탐방인가요? 아니, MX사업부에서는 하청업체인가"
삼성과 퀄컴의 관계는 서로가 서로에게 갑이자 을이기 때문에 하는 소리였다.
"JY는 이제 앞으로 경영권 안 물려준다던데, 다른 의도가 있는 걸까요?"
"글쎄요, 그나저나 바로 이 앞 건물에서 일한다니, 이제 앞으로 검은 머리 젊은 여성만 보면 다 메디슨 리라고 생각하겠는걸요"
커피를 먹는 곳은 퀄컴에서 가장 유명한 N building이었기 때문에,
메신저 상 나오는 그분의 위치는 매우 가까웠다.
"놀러 가서 사인이라도 받을까요? 전 직장 주인님의 따님이신데..."
"아마 경호원들이 지키지 않을까요? 궁금하긴 하네요"
점점 대화의 수준이 말장난 수준이 되어 가면서 이 대화는 종료되었지만,
여하튼 너무 신기했다.
마치 연예인을 보는 기분이랄까.
"이번에 새로 들어온 인턴이에요 이사 원은 앞으로 ㅇㅇㅇ팀에서 일하게 될 거고요 이대리님은 ㅇㅇ을전공했어"요. 다들 이 과장님 하고 편하게 지내시고요 새로 들어오신 만큼 이 부장님이 모르는 게 있으실 테니 적응하시기 쉽게 많이 도와주세요. 이이사님 자기소개하면서 마무리할게요~ 이 회장님?"
이런 개그도 있지만,
사실 좀 더 궁금한 것은 따로 있었다.
1. 이곳에서 무슨 일을 할까?
- 매니저가 program manager 인 것을 보니, 확실히 engineer는 아닌 것 같다. 항간의 소문에는 경영 지원 관련이라고 한다.
- 우리 팀의 인턴도 그랬듯이 대략 1-2달 정도 일을 하지 않을까 싶다. 인턴을 했으니 향후 쉽게 입사가 가능할까? 물론 굳이 입사할 필요는 없겠지.
2. 대체 어디서 살까?
- 미친 물가로 인해 항상 렌트비 걱정을 해야 하는 우리와 달리, 훨씬 좋은 집에 살 텐데, 과연 어떤 동네에 살지가 궁금했다.
3. 대체 왜 퀄컴으로 왔을까?
- 퀄컴도 분명 좋은 회사이지만 미국에 수많은 다른 테크 기업을 놔두고 왜 퀄컴으로 왔는지 궁금했다. 물론 애플은 받아주지 않았겠지?
놀랍고 신기한 마음에 한번 끄적여 보게 되었다.
내가 회사에서 지나치며 볼 일은 없겠지만,
혹시나 행여나 한 번 보게 된다면.. 꼭 사인을... 받아보고 싶다..
남은 기간 행복한 인턴 생활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