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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심보감 속 소강절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남에게 비방을 듣더라도 화를 내지 말며,
칭찬을 듣더라도 기뻐하지 말라.”
이 문장을 여러 번 읽어왔지만,
그 말의 무게를 온전히 이해하게 된 것은
나이가 조금 더 들고 나서였다.
하지만 이해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곧바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머리로는 알면서도
마음과 감정은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경계가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린다.
비방 앞에서는 분노와 억울함이 뒤섞인 반문이 먼저 앞서고,
칭찬 앞에서는
자신을 실제보다 더 크게 부풀려 보게 만드는
착각의 환상에 잠시 사로잡히기도 한다.
타인의 말 한마디가
내 마음의 균형을
생각보다 쉽게 무너뜨린다.
그래서 소강절 선생의 말은
감정을 억누르라는 훈계처럼 들리기 보다는 감정에 반응하기 전에
먼저 자기 자신을 살펴보라는 조언에 가깝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비방을 들었을 때,
그 말이 모두 틀렸다고 단정하기 전에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혹시 내가 알아차리지 못한 나의 모습은 없었는지,
무심코 지나쳐 온 마음가짐은 없었는지.
그 마음가짐이
결국 나의 행동과 언어로 드러난다는 사실 앞에서,
나는 다시 한 번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칭찬을 들었을 때도 마찬가지다.
그 말에 기대어 나를 부풀리기보다
정말로 그만한 사람인지
스스로를 점검해보게 된다.
명심보감에서 말하는 교양을 쌓은 사람이란
말에 즉각 반응하는 사람이 아니라,
그 말을 듣고
감정이 앞서기 전에
자기 성찰의 도구로 삼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남의 평가에 나를 맡기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태도.
그것이 소강절 선생이 말한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나는 여전히 비난 앞에서 움츠러들고,
칭찬 앞에서 잠시 들뜨기도 한다.
다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 감정에 나를 전부 맡기지 않으려
한 번 더
나를 들여다보려 애쓴다는 것이다.
비난에도, 찬사에도
쉽게 휘둘리지 않으려는 이 연습은
결국 나를 속이지 않기 위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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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말 한마디에
나 자신을 과도하게 몰아세우거나,
반대로 실제보다 부풀려 보며
스스로를 속이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된 자기 성찰입니다.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타인의 평가를 빌려 스스로를 규정하고,
그 규정 안에서 스스로를 단정해 버립니다.
이 글이 타인의 평가들 사이에서
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는
작은 연습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난에도, 찬사에도
조금은 거리를 두고
적어도 나 자신에게만큼은
정직해질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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