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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소 Apr 30. 2018

[인도] 푸쉬카르에 갔다.0

2016년 인도에서 해야 하는 일 2번째.


-푸쉬카르 낙타축제에 참가하기.   


       

인도에는 신이 몇 명이나 있을까? 

힌두 경전인 베다와 리그베다에 따르면 힌두교에는 약 6억 명의 신이 존재한다. 거기에 나중에 불교로 귀의하는 신, 새로운 종교의 탄생으로 새로 탄생하는 신등 하나하나 열거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신이 인도에 있다. 인도인들 역시 브라마, 비슈누, 시바의 3대 주신과 가네샤, 하누만까지 5대 인기신을 제외한 다른 신들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잠시 다른 이야기지만, 한 가족 안에서 자신이 모시는 ‘나의 신(my god)’이라고 부르는 신들의 종류가 다른 경우도 태반이다. 큰 딸은 푸른 말을 타고 다니는 어떤 신이 자신의 신이라고 하고, 작은 아들은 날개가 달린 어떤 신을 자신의 신이라고 한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신은 시바라고 말한다. 신기한 것은 대부분의 어린 아이들이 목에 매고 다니는 신들에 대해 다른 인도인들은 그 신이 누구인지를 모른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어떤 신을 모시는 가는 보다는 단지 내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거대한 존재가 있다는 사실 그 자체를 중요하게 여기는 느낌도 든다.



아무튼 이렇게 모시는 신에 따라 축제가 있고 기념일이 생기다 보니 인도 전체로 보자면 거의 매일매일이 축제이고 기념일인 인도다. 하지만 그 중에서 내가 기대하고 있는 것은 

<7월 헤미스 가면축제>, <11월 푸쉬카르 낙타축제>, <11월 바라나시 데오디왈리> 였다.     

그리고 드디어 11월에 열리는 낙타축제가 가까워 졌다.      


눈물을 찔찔 짜면서 라다크를 내려와, 인도를 떠나, 네팔에 온지 한 달을 조금 넘기고 나는 다시 네팔-인도 국경을 넘어 푸쉬카르로 향했다.     


푸쉬카르 낙타 축제에 대해서 들은 바 축제기간 동안 푸쉬카르 일대의 방값이 적어도 2배 많게는 10배 까지도 오른다고 했다. 인도에 온지 4일 만에 심라에서 인도인의 여행시즌에 여행자 물가가 얼마나 비싸지는지를 몸소 체험했기에 푸쉬카르 낙타축제 동안 오르는 방값에 대한 나름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에는 지난번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을 시도했다. 나의 회심의 전략은 푸쉬카르에 낙타축제가 시작하기 2주전 미리 가는 것 이었다. 시간이 넘쳐나는 사람밖에 할 수 없는 무식한 방법이지만, 그 당시에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했다.  축제 전부터 해서 2주에 3일을 더한 17일 정도 방을 미리 예약해 놓으면 낙타축제 기간에도 평소 가격에, 아니면 약간 비싼 가격에 방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인데 (아쉽게도 7일간 진행되는 낙타축제를 전일 참가할 수는 없었고 초반3일만 축제를 구경할 예정이었다. 바라나시의 데오디왈리와 날짜가 겹치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도 인도를... 아니면 여행을 몰랐고, 이것이 얼마나 바보 같은 생각인지를 푸시카르에 도착한 바로 그날 아침 깨닫게 되었다.      


          



푸쉬카르 낙타축제와 인도 여행 2년간 최대의 고비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잠시 푸쉬카르에 관해 이야기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푸시카르는 인도 서쪽의 라자스탄주의 작은 사막 마을이다. 푸쉬카르에 가기 전까지 이곳은 나에게 그저 낙타축제가 열리는 아주 작은 마을이었을 뿐이었지만, 한번 방문한 푸쉬카르는 그곳에서 겪은 고난에도 불구하고 2번, 3번이나 방문하고 꽤 오랜시간 머무르게 된 그 자체로도 많은 이야기와 매력을 가진 마을이다.      


인도에 대해 어느 장소를 이야기 하더라도 종교에 대한 것이 빠질 수 없듯이 푸쉬카르 역시 마찬가지다. 인도하면 떠오르는 신은 힌두교의 3명의 남신인 브라흐마, 비슈누, 시바다.

먼저 브라흐마(Brahmā)는 창조의 신이다. 그리고 비슈누(Viṣṇu)는 유지의 신이다. 마지막으로 시바(Śiva): 파괴의 신이다.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로 대비 될 수 있는 삼주신 이지만, 인도에서 이 세 신의 인기차이는 어마어마하다. 현대 인도에서 시바는 명실상부 인도 최고의 신으로 모셔지는 반면, 브라흐마는 다른 삼주신인 비슈누나 시바에 비해 많은 추앙을 받고 있지는 못하며 사원의 수도 신자의 수도 이 두 신들보다 현저하게 적다. 그렇지만 아직도 인도인들은 브라흐만을 위한 뿌자(제사)를 지내고, 성지를 방문한다. 브라흐마의 성지이자 브라흐마 사원 중 가장 유명한 사원이 있는 곳이 바로 푸쉬카르다.           


시바가 흰색 소를 타고 다녔듯이 브라흐만은 백조를 타고 다녔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브라흐만의 성지 푸쉬카르에는 호수가 있다. 푸쉬카르는 호수를 중심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데, 힌두교 성지에서 빠질 수 없는 가트(계단형태의 목욕장 시설)가 호수를 따라 줄지어 있다. 매일 아침이면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목욕을 하고 기도를 올린다. 때때로 정오의 타는 듯한 태양아래에서도 목욕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가 물러난 저녁이면 종종 악사들의 음악연주와 거리 무용공연이 벌어진다. 푸쉬카르는 낮과 밤이 다른 곳이다.          

인도의 성지도시가 그렇듯 푸쉬카르 역시 힌두교 브라흐만의 성지이자 시크교의 성지이기도 하다. 시크교의 창지사이 구르 나낙을 위한 사원이 푸쉬카르에 있으면 그를 상징하는 가트도 있다. 푸쉬카르는 힌두교의 마을이지만, 성지순례를 위해 이곳을 방문한 시크교를 상징하는 터번을 쓴 사람들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종교적으로 충만한 푸쉬카르지만 종교와는 크게 인연이 없는 나 같은 여행자들을 위한 옵션도 다양하다. 우선 푸시카르는 걸어서 마을의 어디든지 갈 수 있다. 방값은 시골 마을 답게 저렴하며, 상대적으로 깔끔하다. 오후에 그림자가 드리운 가트근처에 앉아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기에 안성맞춤이다. 푸쉬카르라는 마을이 주는 평화로운 분위기에 취해 흐느적 흐느적 시간에 의식을 흘려보내고 있으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 줄 모른다.  또한 여행자들 사이에서 푸쉬카르는 맛있는 음식과 인도풍 패션을 완성시킬 수 있는 쇼핑 명소로도 인기가 높다. 인도를 여행하다 마음에 드는 예쁜 인도 풍 옷을 입고 다니는 여행자를 보았는데, 당최 어디에서 그 옷을 파는지 알 수가 없다!!! 하면 좌절하지 말고 푸쉬카르로 올 것을 추천한다. 푸쉬카르에 온다면 원하는 디자인의 옷을 높을 확률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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