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힘들 때마다 도망치는 아이
그게 바로 나다.
힘든 거를 버텨야 한다, 강한 자만 살아남는다, 원래 세상은 힘든 거다 등등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어른들의 말은 나한테는 다 듣기 싫은 말이다.
힘든데 왜 버텨야 해? 힘든데 힘들다 기대야지 왜 버텨야 하며 왜 다 받아들여하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세상에 안 힘든 사람은 없으며 그런 세상에서 살려면 그걸 다 견디고 버텨야 하는 현실, 나는 그 현실에서 못 살아남을 것 같다.
그래서 나는 그런 현실을 피해 매일 도망 다닌다.
그런 현실은 혹독하고 무서웠고, 나는 그런 현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하고 싶은 거 앞에 무너져야 했고, 해야 할 일 앞에 무너져야만 했다.
나한테 주어진 기회 앞에서 나는 내 마음과 다른 선택을 해야 했고, 나는 그런 감사한 기회도 모르는 바보같이 매번 숨고 피하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나도 처음부터 도망자가 될 생각은 아니었다.
나도 도망자가 되고 싶지 않았고, 그걸 견디는 강한 아이가 되고 싶었다.
나도 기회를 잡고 싶었고, 나도 버티고 싶었고, 나도 이겨내고 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나마저도 뭐라 할 수 없었다.
나라도 이해해주고 싶었다.
그냥 도망이라도 가게 내버려두어두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힘들 때마다 도망치는 아이가 되어있었다.
못 버텨서 그래서 안 버티게 나를 도망치게 방관한 나 자신이 안쓰러워서 그렇게 도망자의 삶을 매일 살고 싶었다.
누구나 힘듦을 다 가지고 있을 거고, 그 힘듦의 크기도 무게도 다르겠지만, 그걸 견뎌낼 수 있는 크기도 무게도 다를 것이다.
누구는 그걸 버텨야 한다 말하고 누구는 그걸 피하려 하겠지만 나는 그 어떤 것도 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피하는 자도 버티는 자도 다 자신의 선택이고 방법일 뿐이다.
나는 그렇게 그 방법을 선택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