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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체티노의 선수기용이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까?

모든 스포츠에서 경쟁은 필수적이다.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만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그 경쟁에서 승리한선수만이 최고의 위치에서 플레이 할 수 있다. 축구라는 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축구는 20~30명의 1군 선수들이 주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범주를 더 좁혀보면 각 포지션 마다 4~5명의 선수가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것이다. 이 주전 경쟁에서 승리한 선수만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다. 이러한 경쟁은 리그의 수준이 높아 질수록 팀의 수준이 뛰어 날수록 치열하다.
지난 토트넘과 팰리스의 EPL 28라운드를 보고 분노를 금치 못한 한국 축구팬들이 매우 많다. 팀 내 득점 2위를 기록 중인 손흥민이 아닌 장기부상에서 갓 복귀한 라멜라가 주전인 것, 항상 손흥민만이 주전 경쟁에 대상이 되는 것이 이번 논란의 핵심 쟁점으로 보인다. 이 논란들은 모두 포체티노의 선수 기용에 대한 한국팬들의 분노로 귀결된다. 필자 또한 포체티노의 선수 기용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오늘 칼럼에서는 포체티노의 선수 기용이 어떠한지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보려한다.


# 손흥민과 라멜라 비교

손흥민과 라멜라는 손흥민이 토트넘에 입단한 15-16시즌부터 주전 경쟁을 해왔다. 15-16시즌에는 라멜라가 16-17시즌에는 손흥민이 주전으로 경기에 나섰고 이번 시즌에도 역시 손흥민이 주전이었으나 최근 라멜라가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경기력이 올라오자 라멜라가 주전으로 출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라멜라는 한국 축구팬들의 적처럼 간주돼왔다. 특히 지난 시즌 맨시티전에서 손흥민과 라멜라의 PK 다툼 이후 라멜라는 한국 축구팬들에게 완전한 밉상으로 낙인 찍혔다. 그러나 필자는 라멜라를 비방하는 축구팬들을 이해할 수 없다. 우선 손흥민은 빠른 스피드, 강력한 슈팅력, 간결한 드리블이 최대 강점인 선수다. 그의 이러한 능력은 토트넘이 역습을 할 때 매우 유용하다. 이에 반해 라멜라는 동료를 살리는 연계 플레이, 준수한 수비력, 넓은 활동 범위(플레이 메이킹)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그의 이러한 장점은 토트넘이 지공을 펼칠 때나 수비시에 효과를 발휘한다.손흥민, 라멜라의 포지션은 같지만 학연히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 중 어떤 선수가 선발 출전하느냐에 따라 포체티노 감독의 경기 컨셉이 확연히 달라질 수 있다


# 라멜라가 선발로 기용되는 이유

후스코어드

어떤 선수를 선발 출전 시키느냐는 감독의 고유 결정권이다. 감독의 선수 기용에 대해 그 누구도 압력을 행사할 수 없다. 때문에 포체티노가 라멜라를 선발 출전시키는 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왈가왈부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포체티노가 손흥민을 대신해 라멜라를 선발 출전시키는 이유가 무엇일까? 위에서 상술했듯이 라멜라가 출전할 경우 토트넘은 지공 상황에서 큰 힘을 발휘한다. 손흥민은 측면에서 개인 드리블을 통한 슈팅이나 강력한 크로스를 올리는 데 반해 라멜라는 오버래핑해 들어오는 선수를 활용하거나 정확한 크로스를 올리는 유형의 선수다. 또한 손흥민이 출전할 경우 손흥민은 자신의 위치에서만 수비를 가져가는데 비해 라멜라는 넓은 활동 범위를 가지고 있어 토트넘이 점유율을 높일 수 있고 수비시에 안정감도 더욱 상승한다. 이런 라멜라의 장점이 위 사진을 통해서도 드러난다. 라멜라는 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유벤투스를 공략했고 이 날 케인과 함께 평점 1위를 차지했다. 라멜라가 출전하면 에릭센과 알리의 수비 부담을 덜어줄 수 뿐만 아니라 케인의 공격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물론 손흥민이 출전할 경우 토트넘은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고 케인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포체티노 감독은 역습시의 파괴력 보다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축구를 선호하는 감독이다. 때문에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보다 라멜라에게 더 많은 기대와 출전 시간을 주는 것이다.


# 알리는 컨디션이 나쁨에도 꾸준히 경기에 나선다

후스코어드

이번 시즌 알리는 지난 시즌 자신이 보여주었던 환상적인 경기력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을 보려주고 있다. 필자 또한 이번 시즌 알리가 그리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손흥민과 알리의 가장 뚜렷한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활동량이다. 위 히트맵을 보라. 손흥민은 왼쪽에서만 움직임을 가져간 반면 알리는 공격 진영 뿐만 아니라 수비 진영까지 가담하는 프리롤 역할을 90분 내내 수행했다. 무조건적으로 손흥민을 옹호하는 사람들에게 묻겠다. 손흥민이 라멜라와 알리처럼 광범위한 활동량을 가져갈 수 있는 선수인가? 설사 그 움직임을 포체티노가 지시했다고 가정해보자. 과연 손흥민이 이러한 프리롤 움직임을 90분 내내 유지할 수 있을까? 필자는 자신있게 NO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알리가 이번 시즌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준건 사실이다. 하지만 공수 모두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알리를 포체티노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하는 일을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손흥민에 대해서

손흥민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수고 어엿한 토트넘의 주전급 윙어다. 지난 시즌 손흥민의 아시아의 각종 득점 기록을 모두 갈아 치우며 EPL 탑급 윙어로 발돋음했다. 이번 시즌에도 11골을 터뜨리며 준수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난 시즌과 이번 시즌 초반 토트넘의 확실한 주전이 아니었고 현재까지도 손흥민은 토트넘의 확실한 주전이 아니다. 포체티노 감독의 점유율 축구, 많이 뛰는 축구에서 손흥민은 기회가 제한 될 수밖에 없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우둑 선 케인 마저도 센터 써클까지 내려와 수비를 도와준다. 토트넘의 공격진 케인, 알리, 에릭센, 라멜라는 모두 넓은 활동량 가져가는 선수들이고 90분을 뛰는 체력을 겸비하고 있다. 또한 손흥민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오프더볼 움직임과 퍼스터치를 이미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제 막 그 약점들을 보완했을 뿐이다.


# 글을 마무리하며
손흥민의 팬분들이 위 글을 보고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하다. 손흥민이 EPL에서도 수준급에 있는 윙어라는 것에 이견은 없다. 필자 또한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손흥민이다. 매주 그의 경기를 챙겨보고 그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면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이 유벤투스전과 팰리스전에서 라멜라에게 밀린 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는다. 무조건 손흥민을 비난하는 것도 좋지 않지만 무조건 손흥민을 옹호하는 것도 좋지 못하다. 손흥민이 뛰어난 활약을 보여줄 때는 아낌없는 찬사를 아쉬운 활약을 보여줄 때는 따뜻한 위로를 전해 주는 것이 진정한 축구팬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보며 오늘의 칼럼을 마무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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