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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한 발전 가능성, 첼시와 램파드

시즌 초반 걱정 밖에 되지 않았다. 징계로 인해 선수 영입을 할 수 없었고 지난 시즌 팀을 이끌었던 감독은 떠나버렸다. 뒤이어 지휘봉을 잡은 건 팀의 레전드...허나 빅리그 감독 경험이 전무했다. 챔피언스리그까지 병행해야 하는 그들이었지만 리그 운영 조차 버거워 보였다. 첼시와 램파드의 이야기다. 이번 시즌 첼시의 선전을 예상한 이는 제로에 가까웠다. 모두의 예상대로 첼시는 개막전에서 라이벌 맨유에게 4대 0 참패를 당했다. 우려가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첼시와 램파드는 굴하지 않았다. 반등의 계기는 리버풀과의 슈퍼컵이었다. 비록 승부차기 끝에 패하긴 했지만 유럽 챔피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후 리그 7경기에서 단 1패만을 허용하며 단숨에 5위(4위와 승점 동률)까지 치고 올라왔다. 최근에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4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렇다면 첼시와 램파드가 다수의 예상과는 다르게 순항을 이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진 출처 - 후스코어드

그 이유는 램파드의 첼시가 뚜렷한 팀컬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첼시는 공수 모두에 있어서 확실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현재 리그에서 18골을 기록하며 최다 득점 3위에 랭크되어 있다. 인상적인 것은 18골 중 무려 14골이 오픈 플레이 상황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는 맨시티에 이어 2위에 해당되는 기록이다(후스코어드). 뿐만 아니라 카운터 어택으로의 득점 또한 3골로 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다(EPL 공식 홈페이지). 이와 같이 간결함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오픈플레이와 카운터 어택에서 첼시가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공격진의 스피드과 기동력 때문이다. 첼시의 공격진은 2선 자원의 스피드와 기동력을 주무기로 장착하고 원톱의 결정력을 앞세워 상대를 무너뜨리고 있다. 에이브러햄, 마운트, 오도이의 젊음과 윌리안, 페드로의 노련함이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은 덤이다. 지금과 같은 파괴력을 시즌 중후반까지 유지할수만 있다면 리그 정상급 공격진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만큼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사우샘프턴전 윌리안, 오도이 히트맵
노리치, 울버햄튼이 볼 소유권 잃은 위치 (후스코어드)
브라이튼, 사우샘프턴이 볼 소유권 잃은 위치 (후스코어드)

램파드의 첼시는 포백을 플랜A로 쓰리백을 플랜B로 사용하고 있는데 두 전형 모두 측면에서의 조직적인 압박을 기본 토대로 하고 있다. 램파드가 사용하는 압박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중앙 미드필더 뿐만 아니라 측면 윙어에게도 전후방을 오가는 움직임을 주문하고 있다(사우샘프턴전 윌리안,오두이 히트맵 참고). 즉 상대의 공격을 측면에서 제어하기 위해 사이드 미드필더와 윙어 그리고 풀백(윙백)이 1,2차에 걸친 압박을 진행한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적인 압박이 상대의 볼 소유권을 잃게 만드는 효과를 보고 있다. 위 사진은 첼시의 리그 승리 경기에서 상대가 볼소유권을 잃은 위치를 나타낸다. 모두 측면에 많은 점들이 분표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램파드는 측면을 봉쇄함에 따라 첼시가 중원을 지배하게 하고 상대가 박스로 볼투입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게 만들고 있다. 비록 이번 시즌 클린시트가 단 1경기에 불과하지만 램파드가 주입시키고 있는 압박 전술은 시즌이 갈수록 그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아직 보완해야 할 점이 산더미다. 현재 첼시는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실점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 7골 경기에서 나온 8실점 중 무려 5골을 세트피스로 내주고 있다. 선수층의 뎁스가 얇은 것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 큰 고민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 때문에 첼시가 시즌 막바지까지 지금과 같은 컨셉과 경기력을 유지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러나 첼시와 램파드는 가능성이란 것을 보여주고 있다. 어두운 미래가 아닌 밝은 미래를 팬들에게 보여주고 있다는 말이다. 토모리 마운트 같은 젊고 패기 넘치는 선수들의 활약, 윌리안 캉테 탄코 같은 기존 선수들의 노련함이 합쳐져 첼시를 더욱 강하게 만들고 있다. 첼시와 램파드의 동행이 이번 시즌으로 끝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들은 다음 시즌과 다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과연 첼시와 램파드가 어디까지 날아 오를 수 있을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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