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PL] 라멜라의 고질병

반복적인 실수는 실력으로 치부된다. 처음 한두 번은 보완될 것이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수가 쌓이고 쌓여 일정 한도를 넘어서는 순간 희망은 송두리째 사라진다. 딱 거기까지가 한계라는 낙인이 찍힌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낙인은 절대 씻을 수 없다. 실수를 통해 성장하지 못하는 이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일 수는 없지 않은가.

현재 프리미어리그에 소속된 토트넘에도 반복적인 실수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오명을 쓴 선수가 있다. 바로 한때 손흥민의 강력한 경쟁자로 취급받던 에릭 라멜라가 그 주인공이다. 재능은 분명 탁월한 선수다. 현란한 발기술, 준수한 킥력, 전방 어디에서든 뛸 수 있는 전술적인 가치 등 무수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라멜라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 그를 깎아내린다. 밑에 게시된 사진을 통해 더 자세히 접근해보자.




첫 번째 사진은 토트넘 vs 웨스트브롬 경기 중에 나온 라멜라의 공격 전개 장면이다. 라멜라에겐 A, B, C 총 세 가지 패스 선택지가 있었다. 가장 안전하고 보편적인 루트는 단연 A였다. 두터운 수비력을 자랑하는 웨스트브롬이 중앙 공간을 빽빽하게 점유한 상황이었기에 더더욱 측면을 활용해야 했다. 또는 홀딩 미드필더 호이비에르에게 볼을 돌리고 본인은 공간을 찾아 들어가는 B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다. 그러나 라멜라는 케인을 향한 C를 선택했고 볼 소유권은 허무하게 웨스트브롬 쪽으로 넘어갔다. 좀 더 신중히 접근했다면 어땠을까.



두 번째 사진은 토트넘 vs 맨시티 전에서 나온 토트넘의 공격 기회 장면이다. 은돔벨레의 패스를 받은 라멜라가 전방으로의 패스길을 찾고 있다. 당시 그에겐 A, B 총 두 가지 패스 루트가 존재했다. 모우라를 향한 A, 침투하고 있었던 케인을 향한 B가 그것이다. 빠른 공격을 추구해야 했던 토트넘이기에 A든 B든 정확하고 간결한 패스가 절실했다. 헌데 놀랍게도 라멜라는 패스가 아닌 자신의 골대로의 방향 전환을 택했다. 아쉬운 상황 판단력이 아닐 수 없다.



세 번째 사진은 토트넘 vs 맨시티 경기에서 발생한 토트넘의 역습 장면이다. 무리뉴의 토트넘이 가장 즐겨 하는 공격 작업 형태가 생성된 것이다. 키는 라멜라가 쥐고 있었다. 맨시티의 압박을 뿌리친 그는 전방으로 돌진했다. 패스 타이밍이 왔을 때 좌측 손흥민(A), 우측 케인(B) 그리고 우측 측면 은돔벨레(C)까지 총 세 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과연 라멜라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아무 선택도 하지 않았다. 그의 선택은 역습을 멈추는 것이었다. 이날 토트넘에게 찾아온 가장 확실했던 기회가 너무도 쉽게 무산됐다.





이렇듯 라멜라는 가진 장점에 비해 단점이 과히 뚜렷하다. 좁은 시야, 아쉬운 판단력, 볼을 끄는 습관이 그의 명성을 끊임없이 난도질한다. 단언컨대 토트넘 선수들 중 볼을 가장 잘 다루는 선수는 라멜라다. 케인, 손흥민, 은돔벨레, 모우라 등이 있긴 하지만 발기술만큼은 라멜라가 가히 압도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멜라의 단점이 이를 모두 상쇄한다.


더 이상 라멜라에게 희망과 기대를 갖지 않는다. 이러한 실수가 반복된 지 네다섯 시즌이 지났다. 그는 단점을 극복할 수도 극복하려고도 하지 않는 선수임에 틀림없다. 자신을 개선하지 않는 선수가 어찌 경쟁에서 승리하기를 바라는가. 라멜라는 딱 토트넘 로테이션 멤버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https://in.naver.com/dan507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인플루언서 팬하기 부탁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골수팬을 인터뷰하다]아스날 최고의 순간은 외질의 등장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