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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무리뉴의 토트넘이 주는 기대감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세계 최괴의 전술가가 우승에 목말라 있는 토트넘을 이끈다는 기대와 과연 그가 토트넘에 어울리는 감독일까 라는 우려가 말이다. 이에 무리뉴는 웨스트햄과의 데뷔전에서 한층 견고해진 전술을 바탕으로 기대감을 증폭시켰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아직 첫 경기에 불과하지만 상상 이상의 경기력을 보여준 무리뉴와 토트넘에게 팬들은 흥분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무리뉴의 전술은 선수비 후역습을 기본 토대로 한다. 이 때문에 발빠른 윙어와 포스트 플레이에 능한 원톱 자원을 선호한다. 이는 지난 시즌 로테이션 멤버로 활용되던 다이어와 모우라가 선발 명단에 포함된 것을 통해 방증할 수 있다.

맨유에서 경질된 이후 무리뉴는 약 1년간의 휴식기를 가졌다. 맨유 시절 현대 축구에 뒤떨어지는 전술을 사용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그이기에 복귀에 더 신중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는 1년여만의 복귀전에서 왜 그가 스페셜 원이라고 불리는지 보여주었다. 그의 철학은 한층 견고해졌고 세밀해졌음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빌드업 과정에서의 디테일이 더해졌고 진화된 전술을 구사했다.



웨스트햄전 오리에, 모우라, 손흥민 히트맵

 빌드업 상황에서 사용한 전술은 다음과 같다. 오리에-산체스-토비-데이비스로 구성된 수비진은 빌드업시 오리에가 센터서클 이상까지 전진 배치되는 비대칭적인 대형이 형성됐다. 이는 측면 윙어인 모우라와 손흥민에게 자유를 선사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모우라, 손흥민, 알리, 케인은 수시로 위치를 바꿔가며 웨스트햄 수비진을 교란할 수 있었다(위 게시된 오리에,손흥민,모우라 히트맵 참고). 뿐만 아라 케인, 알리와 달리 움직임의 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두 선수가 자유롭게 움직이자 공격 전개 과정에서 더욱 위협적인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

웨스트햄전 산체스, 토비, 데이비스 터치맵

또한 오리에가 전진 배치됨에 따라 수비진은 자연스럽게 산체스-토비-데이비스로 구성된 쓰리백 형태로 변하게 됐다. 이는 빌드업시 안정감을 더했고 윙크스, 다이어 그리고 좌우 측면에 보다 원활히 볼을 배급하는 효과를 가져왔다(토비,산체스,데이비스 터치맵 참고). 다이어와 윙크스에게서 파생되는 2차 빌드업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건이 불안 요소이긴 했으나 위와 같은 1차 빌드업 상황에서의 안정감은 토트넘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공산이 매우 높다.



본래 무리뉴는 위와 같은 유기적인 전술을 사용하는 감독이 아니었다. 벨런스를 중시하기 때문에 선수들의 위치, 간격을 유지하는데 많은 힘을 쏟았다. 그랬던 무리뉴가 변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니, 진화했다는 말이 더 알맞을 것 같다. 현대 축구의 흐름에 뒤쳐졌던 그가, 변화에 인색했던 그가 이를 수용하고 발전했다. 비록 1경기 치뤘을 뿐이지만 무리뉴가 보여준 진보는 필자를 설레게 만들었다. 감히 예측컨데, 무리뉴와 토트넘의 동행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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