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익축구 우익축구] 발전없는 강함, 무리뉴의 축구
by 한휘준의 축스데스크 Jul 5. 2019
게티이미지코리아조세 무리뉴 감독에겐 징크스가 있다. 팀을 맡으면 3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이 그의 징크스다. 세계 최고의 명장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에게 이와 같은 3년차 징크스는 이젠 꼬리표처럼 달려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무리뉴에게 3년차 징크스가 매번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무리뉴 축구의 가장 큰 특징은 지지 않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펩과 같은 혁명가 보단 결과지상주의자에 매우 가깝다. 모든 것이 지지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집중되어 있다. 이렇다 보니 그의 전술은 항상 예상이 된다. 시작과 함께 끝이 보이는 팀을 단기간에 만들어낸다. 그렇기에 강하다. 모순되는 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무리뉴의 팀은 뻔하지만 강력하다는 표현이 가장 적합하다. 이와같은 말을 서술하는 이유는 그가 맡은 팀에게서 보이는 일관된 특징 때문이다.
무리뉴의 첫 시즌을 살펴보자. 레알 부임 첫 시즌 리그 4패(최소 패배 2위), 첼시 부임 첫 시즌 리그 6패(최소 패배 공동 1위), 맨유 부임 첫 시즌 리그 5패(최소 패배 공동 2위)...팀을 빠르게 안정화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성적이다. 새로운 팀, 새로운 선수, 새로운 환경 속에서도 무리뉴는 자신의 지지 않는 DNA를 단기간에 구축해냈다. 그러나 그에게도 승리라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데엔 조금의 시간이 더 필요한가 보다. 레알, 첼시, 맨유에서의 첫 시즌 리그 성적은 2위, 3위, 6위에 그쳤다. 반면에 컵대회로 갔을 땐 얘기가 달라진다. 코파델레이 우승, 챔스 4강, 유로파리그 우승ㆍ리그컵 우승. 즉 무리뉴의 첫 시즌은 지지 않는 DNA를 팀에 주입시키는 과정이고 이에 대한 결과물이 나타나는 것은 시즌이 어느정도 진행된 후에 치뤄지는 토너먼트라는 것을 도출해낼 수 있다.
무리뉴의 지지 않는 DNA가 완전히 꽃을 피우는 것은 2년차부터다. 레알과 첼시에선 리그 타이틀을 획득했고 맨유에선 2위를 차지했다. 전문가와 팬들 사이에서 무리뉴의 2년차는 다르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님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한 가지 한계가 있다면 시즌이 진행될수록 드러나는 체력 고갈이다. 무리뉴는 로테이션을 잘 돌리지 않고 유스 또한 기용하지 않는 감독이다. 그는 자신이 정한 선수만 고집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인해 조직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선수를 지나치게 혹사 시킨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이러한 무리뉴의 고집이 폭발하는 것은 바로 3년차다.
무리뉴의 3년차는 항상 혹독했다. 레알에서는 3번째 시즌을 끝으로 퇴임, 첼시와 맨유에선 시즌 도중 경질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그에게 이와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변함없는 라인업과 전술, 선수들의 체력적인 한계가 주된 요인이다. 상술했다. 그의 팀은 시작과 함께 끝이 보이는 팀이라고. 시작과 함께 모든 걸 보여준 그의 축구에 발전이 없다면 다른 팀들의 먹잇감이 될 수 밖에 없다. 경쟁자들에게 무리뉴 축구를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데 필요한 시간은 딱 2시즌이면 충분했던 것이다. 그의 라이벌들이 그를 잡기 위해 분석하고 노력할 때 무리뉴는 그저 방관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결과물이다.
무리뉴가 명장이라는 것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의 커리어가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놓고 봤을 때 그는 뒤쳐져있다. 다른 감독들이 무리뉴에 대한 파훼법을 고민할 때 그는 자신의 신념(고집)대로 밀고 나갔다. 이젠 무리뉴가 한 발 물러서야 할 때라는 생각이든다. 그가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했을 때마저도 이전과 같은 모습이라면 1,2년차의 강력함도 뽐내지 못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발전없는 강함만을 고집한 무리뉴가 진화한 강함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의 복귀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