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명의 축구경기분석관] 승패를 좌우하는 경기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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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축구에서 승리는 철저한 분석으로 부터 나온다. 상대방에 댜한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해 그에 합당한 전술을 도출한다면 승리할 확률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했다. 적에 대해 완벽히 파악하고 있다면 지는 것이 이기는 것보다 힘들다. 축구에는 위에서 서술한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이가 있다. 우리는 그를 '경기분석관' 이라고 부른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경기분석관'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삶의 모든 것을 축구에 바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경기분석관' 이란 소속팀 또는 상대팀에 대한 경기를 관찰하고, 경기 영상의 촬영 및 편집, 각종 데이터 수집 및 통계 그리고 데이터 분석에 이르기까지 경기 및 훈련 내용에 대한 전체적인 분석 활동을 담당하는 전문가를 의미한다. 이들의 임무는 단순 관찰, 촬영, 분석에서 그치지 않는다. 자기 팀의 전술, 전략에 대한 큰 틀을 구성하고 이를 감독과의 피드백을 통해 세부전술이 만들어지기 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이 뿐만 아니라 상대 팀에 대한 파악도 이들의 임무다. 즉 '경기분석관'은 팀의 색깔, 전술, 전략 등이 만들어지는데 없어서는 안될 매우 핵심적인 존재라는 말이다.

경기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가 2018 러시아 월드컵 벨기와와 브라질의 8강 전이다, 벨기에는 브라질과의 경기 전까지 줄곧 포백만을 사용해왔다(월드컵 본선에서). 하지만 브라질전을 달랐다. 쓰리백이라는 변칙 전술을 꺼내들었고 이는 보기 좋게 세계 최강 브라질을 격침시켰다. 철저한 브라질 맞춤 전술을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고 이는 벨기에의 4강 진출에 가장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필자는 벨기에 승리의 50% 이상은 정확한 분석에서 나왔다고 자신감 있게 피력할 수 있다. 마르셀루의 전진으로 생기는 뒷공간을 샤들리의 윙백 변신으로 공략했고 수비형 미드필더로만 기용되던 데브라위너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진 배치해 중앙공격섹터에서의 볼 다툼에서 완벽한 승리를 쟁취했다. 물론 이와 같은 전술을 꺼내든 마르티네스 감독의 선택과 벨기에 선술들의 전술 수행 능력이 없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감독의 선택과 선수들의 수행 능력 이전에 벨기에의 경기분석관들은 브라질을 분석하고 경기에 판을 깔았다. 사실상 감독, 선수보다 먼저 그라운드에 뛰어든 것이다. 이들의 경기는 감독, 선수 보다 48시간 일찍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분석관'의 중요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증가하고 있다. 세계적인 빅리그에 속한 빅클럽에선 이미 '경기분석관'들에 대한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젠 감독, 선수 만큼이나 거대한 존재가 된 '경기분석관'들...현대 축구에서의 승패 여부는 '경기분석관'의 분석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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