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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어 가는 벵거의 시대...아스날에겐 변화가 필요하다

2000년대 초반 벵거의 아스날은 유럽 최강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강력한 팀이었다. 앙리, 베르캄프 투톱은 타 팀에게 공포의 대상이었고 비에이라를 중심으로 한 중원은 벵거의 아름다운 축구를 완벽히 실현했으며 켐벨, 투레 센터백은 벽 그 자체였다. 이들을 중심으로 아스날은 03-04 시즌 EPL 출범 이후 전후무후한 무패우승 신화를 이뤄냈다. 당시 벵거와 아스날이 보여준 아름다운 축구는 잉글랜드를 넘어 전세계를 매료시켰다. 이렇게 벵거와 아스날은 전세계를 호령했고 수많은 영광을 함께했다. 하지만 2018년 현재의 아스날은 과거의 영광에 걸맞지 않은 최악의 경기력으로 큰 질타를 받고있다. 아스날 골수팬 즉 구너들은 벵거의 퇴진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고 이에 아스날 보드진은 감독과 선수단 개편을 위한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 벵거에 대하여

게티이미지코리아

벵거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에 비견되는 EPL 역사상 가장 훌륭한 감독이라는 주장에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벵거는 1996년 아스날에 부임해 현재까지 1222경기를 치뤘고 통산 700승을 거두었다(왓포드전 기준). 이 700승을 따내는 동안 리그 우승 3회, FA컵 우승 7회의 성과도 이뤄냈다. 특히 이번 시즌에는 알렉스 퍼거슨이 보유하고 있던 EPL 최다 경기 지휘 기록까지 넘어서며 자신의 모든 영광을 아스날과 함께한 벵거 감독이다. 그러나 현재 벵거 감독의 입지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아스날의 홈구장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이 텅텅 비었을 정도로 팬들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선 상태다. 다수의 언론과 전문가들 또한 벵거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에 입을 모으고 있다.


# 아스날 몰락의 원인 1

뉴스1

리그 6위, FA컵 64강 탈락, 리그컵 결승 대패, 유로파리그 8강(진행 중)...이것이 이번 시즌 아스날의 성적표다. 비록 유로파리그 8강에 진출하긴 했지만 아스날이라는 빅클럽의 이름값에 걸맞지 않은 성적표임에는 틀림없다. 특히 리그에서 아스날이 보여주는 경기력과 결과는 왜 구너들이 벵거의 퇴진을 외치는지 알 수 있게 해준다. 아스날은 리그에서 41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0개 팀 중 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러한 불안한 수비력은 아스날의 몰락에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시즌 빅 6 팀들을 상대로 1승 3무 5패를 기록하는 동안 무려 19실점을 허용했다. 빅클럽과의 대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인 아스날은 4위 리버풀과의 승점차가 12점차까지 벌어졌다. 그 결과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내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 아스날 몰락의 원인 2

게티이미지코리아

벵거 감독과 아스날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축구가 자취를 감춘지 오래다. 지루와 외질 라인이 건재하던 14-15시즌, 산체스 제로톱이 효과를 발휘한 15-16시즌까지만 해도 아스날의 아름다운 축구가 빛을 잃지않았던 시절이다. 하지만 벵거 부임 이후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실패한 지난 시즌부터 아스날 다운 패스 플레이가 보이지 않는다. 과연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 이유는 아스날의 축구가 상대의 강한 압박으로 인해 힘을 잃었기 때문이다. 아스날의 플레이 메이커 외질이 압박을 강하게 걸어 오는 팀을 상대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는 이번 시즌 토트넘과 맨시티전을 통해 다시 한 번 증명됐다. 외질이 상대의 압박에 막히다 보니 아스날은 패스가 원활히 전개될 수 없다. 벵거 감독 또한 강한 압박을 걸어 오는 상대에 대한 전술을 구상해 놓았어야 하지만 그는 어떠한 변화도 시도하지 않고 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워비, 쟈캬, 램지 등 선수들의 역량이 부족한 탓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필자는 선수 개개인의 역량은 크게 중요치 않다고 생각한다. 선수에게 맞는 옷을 입혀 주고 그에 따라 전술을 변화해 선수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 내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물론 감독이 원하는 역할을 선수의 역량이 부족한 탓에 잘 수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벵거 감독 또한 같은 포메이션, 같은 전술로 일관하고 있지 않은가? 맨시티, 첼시, 맨유 등 라이벌 구단이 적극적인 변화를 시도할 동안 벵거와 아스날은 그 어떠한 변화도 시도하지 않았다. 그 결과가 현재 아스날의 리그 순위 6위다.


벵거가 있었기에 이 정도의 성적을 낸 것인지 벵거 때문에 이 정도 밖에 못한 것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다른 EPL 팀과 다른 리그의 팀이 적극적으로 리빌딩하는 동안 아스날은 아무런 변화도 단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아스날에게 그 변화의 바람이 불어 오고 있다. 아스날 보드진이 감독과 선수단 개편 의지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벵거도 아스날도 이젠 그들이 사랑하는 아스날을 위해 변화해야 할 시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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