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긍정의 말, 엄마의 창의성
두 번째로 엄마의 성품을 만들어 가는 원동력 중 하나는 살면서 엄마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 감사였다. “다은아 늘 가진 것에 감사해야 해. 네가 가진 하루, 네가 가진 건강, 네가 가진 지금 모든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간절한 것일지도 몰라. 위만 바라보지 말고 항상 가진 것에 감사하자.” 긍정적인 말은 내가 자라오면서 귀에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다. 항상 긍정적으로 말을 하면 그 긍정적인 말이 진짜 현실이 된다는 엄마의 말에 나는 불만이었다. “엄마는 늘 감사하래! 긍정적으로 생각하래! 어디 그게 쉽나!” 맞다. 엄마가 말하는 모든 것들이 모두 자연스러운 감정은 아니었다. 내 의식의 흐름을 역행해야 가능한 말이다. 하지만 이제 조금 알 것 같다. 도무지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생각되지 않더라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감사를 선택하는 것은 강한 의지이지만 그것이 여러 번 반복되고 쌓이면 나의 성품이 되고 결국 자동적으로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나도 모르게 장착된다는 것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엄마가 삶을 살아가며 깨닫던 지혜를 이제 조금씩 경험하고 있다.
세 번째로 생각난 것은 엄마는 창의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창의적인 말을 다른 말로 표현해 보면 경험에 개방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다. 독립적이다. 위험에 도전적이다. 유머감각이 있고 쾌활하다. 일을 향한 에너지가 풍부하다. 감성적이다. 겁이 없다.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다. 융통성이 있다. 장난기가 있고 어린아이 같다. 자율적이다. 자립심이 강하다. 주장이 강하다. 호기심이 강하다. 상상력이 풍부하다. 무질서를 용인한다. 엉뚱한 경향이 있다. 의욕적이다. 애매모호함을 잘 견딘다. 이 모든 특성이 창의적인 사람에게 골고루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창의적인 사람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특성이라 이해하면 된다. 매우 창의적인 부모는 아이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격려하며 아이가 생각하고 공상하고 때로는 빈둥거리며 놀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 스스로 결정하도록 하고 아이와 다정하고 친밀한 시간을 보낸다. 사물에 대한 의문은 언제든지 나타내도록 격려한다. 아이가 노력하고 성취한 것을 부모가 인정하고 있음을 그들이 알고 있도록 확신시켰다. 엄마가 굉장히 창의적인 부모라는 것을 <내 아이를 위한 창의성 코칭>이라는 책을 읽고 알게 되었다. 엄마가 유연한 사고를 지녔고 나의 눈높이에 맞게 늘 대화하려고 노력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창의적이라는 단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니 내가 지금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를 조금씩 닮아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창의적인 부모가 되어야지라고 의식하지는 못했는데 엄마에게 배웠던 창의적인 태도가 나에게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다. 태어났을 때 나의 기질은 어쩌면 엄마와 정 반대의 성향을 지니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부모를 보고 자라는 냐에 따라 성향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사실도 함께 말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사람. 세상에 없던 것을 창조하는 사람. 아무도 걷지 않는 길을 걷는 사람. 자기 눈에만 보이는 그것을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만드는 힘. 그것보다 멋진 일이 또 있을까!
김종원 <부모 인문학 수업>
나는 종종 좋은 글귀를 적어서 정수기나 냉장고 옆에 붙여 둔다.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아이도 지나다니며 그 글을 함께 읽어보면 좋겠다는 마음과 함께. 어떤 날은 내가 적은 글귀들을 딸이 큰 소리로 하나씩 읽어 보기도 한다. 자연스레 엄마의 생각과 가치관을 딸과 나누게 된다. 부모라는 이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준 선물이기도 하지만 성장을 위한 기회가 된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성장을 위한 기회를 기회인지도 모르고 삶을 낭비해 버리는 시간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 아이는 나를 보며 자란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깨닫게 되면 성장하지 않을 수 없다. 나를 바라보며 자라는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를 성장시키는 훈련을,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져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