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자란다.

나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는 참 부족한 사람입니다.

by Dana Choi 최다은

어릴 때부터 “우리 다은이, 우리 다은이” 들으며 자라왔던 나는 환경적으로도 기질상으로도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고 내가 너무 소중한 사람이었다. 남도 소중하고 나도 소중하면 건강한 자아를 가졌다 할 수 있는데 나만 너무 소중하면 극단적 이기주의자, 나르시시스트의 표본이 된다. 내가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남이 상처받아야 마땅하고, 내가 다치지 않기 위해서 자기 합리화를 해서라도 나를 보호하려는 건강하지 못한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지금은 타인에게 크게 보이지 않는다 치더라도, 여전히 남편을 대하는 나의 모습은 이런 자아가 존재한다. 가장 철딱서니 없는 모습과 밑바닥의 자아까지도 모두 사랑해 줄 것이라는 교만 때문일까 아니면 남편은 괜찮을 거라는 호기로운 무지함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인 것일까. 이기가 가득한 모습에 나 자신이 미울 때도 있을 만큼. 남편을 대하는 모습은 여전히 훈련 중이다.


나에 대해 알아간다는 것은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것을 이루고 싶은 지 깨달아 가는 동시에 내가 얼마나 미숙하며, 얼마나 못되고 이기적인지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지금까지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왔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면 실은 나를 진짜 알아가는 기회가 생략된 채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도 된다. 고통 없이 깨닫게 된다면 참 현명한 사람이겠지만, 많은 사람들은 고통 속에서 깨닫게 되고 고통 속에서 성장한다.


엄청난 고통이 왔을 때 나는 정신이 없었다. 삶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버렸고 그때에 나는 지금 무슨 상황인지, 어떠한 마음인지, 얼마나 내가 아파했는지 헤아려 볼 기회도 없었다. 그래, 삶을 끝마치는 거야 이 고통은 내가 죽으면 끝이 날 테니까 라는 생각만 나를 지배할 뿐이었다. 두 번째 고통이 나에게 왔을 때 나는 울부짖기 시작했다. 이 고통을 해결해 달라고. 그런데 나에게 온 마음은 지난날 미숙함으로 저질렀던 모든 행동들과 부끄러운 모습들 이였다.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얼마나 미숙한지 깨닫게 되면 누군가를 원망하는 일이 줄어든다. 나 또한 그런 사람인데 누구를 원망할 수 있을까.


고통 속에서 또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의 문제라면 그 고통과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선물 받게 된다는 것이었다.


어떤 찬란한 순간을 위해 우리는 지음 받은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 찬란한 빛 가운데 걷도록 부름 받았습니다. -오스왈드 챔버스-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고통이 나를 긴장케 하고 나를 더 성숙하게 이끈다면, 그것은 고통을 가장한 인생의 축복인지도 모른다. 고통이 사라지지 않으면 내 인생이 영원히 불행할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내 일상이 그것으로 인해 오히려 더욱 의욕적이게 변하였고 나의 하루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고통은 내가 해결할 수 없지만 나의 하루는 내가 책임질 수 있지 않은가. 그래서 나의 하루를 찬란하게, 최선을 다해 보낼 수 있다면 나는 하루를 성실하게 보내기로 했다. 그리고 이것이 나를 성장하게 하는 원동력이라면 기꺼이 고통에 감사할 수 있노라고.


여전히 두렵다. 고통이 또 올까 바 두렵고 내가 잘 이겨낼 수 있을까 걱정되는 마음도 여전하다. 하지만 달라진 것은 그것이 나의 현재, 나의 오늘을 불행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늘 하루에 대해서 만큼은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늘 하루만큼은 나는 행복하다. 그래 그거면 충분하다.



KakaoTalk_20230818_053105153.jpg 가족과 함께 자전거 라이딩. 무더운 날씨에 땀 흘리는 고통이 있지만, 샤워 후 차가운 물 한잔의 행복. 그 상쾌함은 비할 것이 못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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