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괜찮니 누구 엄마라고 불리는 너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주아엄마입니다.

by Dana Choi 최다은

일 할 때 늘 부러운 것이 있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뛰놀게 하고 엄마들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하는 시간들. 얼마나 좋을까? 야호! 이제 나도 그들의 세상에 갈 수 있다. 내가 아이를 하원한다는 기쁨과 아이가 원하는 놀이터에서 실컷 놀게 할 수 있다는 감격으로 한동안 아이가 노는 놀이터에서 기다리며 엄마들과 한 명 한 명 얼굴을 익혔다.


“안녕하세요 저는 주아 엄마입니다.” 인사할 때 내 이름은 필요 없었다. 어느 반 누구 엄마가 나의 이름이었다. 게다가 엄마들 사이에서는 한국 사람답게 나이를 오픈하고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으면 언니라고 하는 것이었다. 언니~ 언니~ 나보다 어린 엄마가 나를 부를 때 깜짝 놀라곤 했다. ‘우리가 친한 사이도 아닌데 왜 언니라고 하지?’ 처음에는 굉장히 오글거렸다. 나보다 나이가 많은 엄마에게 언니라는 단어는 절대 나오지 않았다. 누구 엄마라고 하는 것도 적응 중인데 언니라니. 생각보다 적응 기간이 필요했다.


퇴사를 하면 좋을 줄 알았는데 엄마들의 세상은 보기와 달리 특별했다. 겉으로는 매우 친해 보이는 사이인 것 같았는데 아이를 위해 친한 척을 한 거였나? 사이가 의심되는 사람들도 있었고 도무지 나랑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도 아이 같은 반이라는 이유로 두루두루 어울리고 있었다. 이렇게 나는 서서히 누구 맘, 누구 언니라는 호칭에 점점 적응해 갔다.


공동육아라는 이름으로 집을 오픈해서 아이들은 놀게 하고 엄마들은 그야말로 수다를 떠는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공통의 주제인 육아에 대해 이야기하고 같은 마음으로 남편의 험담을 하고 그렇게 침 튀기는 시간들이 끝나면 아이들을 어린이집 보내고 오전에 커피타임을 하는.


워킹 맘 입장에서는 아이가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집에서 함께 놀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내심 부러웠다. 사회성을 키워 준다는 명목이었지만 지금 되돌아보면 진짜 사회성은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먼저 배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은가.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건강하다면 자연스럽게 유치원, 학교를 올라가면서 그 나이에 맞는 사회성을 배우게 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그렇게 조금씩 엄마들의 세상에 적응해 가고 있을 시기에 큰 사건 하나가 발생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하고 순진한 사슴을 잡아먹기 위해 다가온 사악한 뱀처럼. 코로나 시기에 대한민국을 들썩인 그 사이비 종교를 전파하려는 한 엄마가 나에게 아주 전략적으로 다가오는 사건이 있었다. 아이들을 통해 이루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 자주 만나게 되는 것과 잘 알게 되는 것은 별개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나는 엄마들 관계에 대한 큰 지혜를 깨닫게 된다.


반대급부로 표정만 봐도 힘든 지 즐거운지 기쁜지 다 알아주는 언니들을 만났다. 분명 시작은 아이 어린이집 친구 엄마라는 인연이었지만 세상에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아이 친구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당당히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사이비종교 엄마에게도 큰 교훈을 얻고, 좋은 사람들도 만났지만 나에게는 그 이상 그 무엇이 필요했다. 엄마들의 세상 속에서 내 이름을 불러 주는 이가 없었다. 주아 엄마~ 주아 엄마~ 주아엄마라는 이름답게 살고 있었지만 나는 내 이름이 불리고 싶었다. 엄마들 세상이 이렇구나 알게 된 후에는 역설적으로 더 나를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나는 누구일까? 무엇을 진짜 원하는가? 진짜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내가 했던 일은 업계 생리를 다 알고 있었기에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그럼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나도 내 이름으로 일하고 싶다고! 불만족과 결핍이 하루하루 나를 조여왔다. 성취감이라는 것은 내 삶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무기력했다. 남편이 재택 근무하며 화상회의 할 때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것도 내심 부러웠다. 나를 필요로 하는 사회에서 일하고 싶다!


사랑스러운 아이의 엄마라고 불려지는 건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엄마도 이름이 있다. 내 이름이 불려지길 원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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