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오후에 만난 달
오랜만에 맑은 공기를 마시며 가벼운 산책을 했어. 파랗고 유난히 눈부신 하늘을 바라보다가 나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네가 보여.
내가 생각한 네가 맞는지, 새벽하늘에 반짝이던 네가 맞는지, 햇살이 가득한 오후에 나타난 네가 맞는지, 나는 줌인을 한껏 끌어와 찰칵! 카메라에 너를 담는다.
어머 네가 맞네! 반가워라. 너는 여전히 아름답구나.
내가 담은 너, 그림 같지 않아? 늘 같은 자리를 지키는 너.
자신의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옳은 일인지를 배워 가는 중이야. 나의 자리를 옳게 지켜가는 것. 내가 있는 위치에서 충실히 나의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얼마나 선한 가치를 만들어 내는지.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 낸다면 세상은 더 살기 좋아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아.
남의 것을 탐하거나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말이야. 이 가치를 이미 깨닫고 너의 자리를 지키는 네가 정말 멋지다!
너는 그 자리를 지켜주는 것이 너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는 듯 내가 사진을 찍든지 말든지 도도한 자태로 시선을 즐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어.
너는 누군가에게 보이는 것보다 너의 존재감으로 빛을 발하고 있었어. 맞아! 그래서 내가 너를 찾게 만들었던 것 같아. 나는 너의 그 존재감이 부러웠던 모양이야. 입을 삐쭉이며 너의 곱고 당당한 모습을 질투하고 있었어. 너는 나에게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지.
그대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그대는 훌륭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 존재의 의미를 깊이 되새겨라. 그대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반드시 필요한 사람이다(주1).
몇 시간 후, 돌아오는 길에도 하늘을 올려다봤어. 주변의 친구 하늘은 매력적인 자신의 색감을 달리 하며 변신을 꾀하는데도 너는 묵묵히 너의 자리를 지키고 있더라.
회색빛 노르스름하게 물든 하늘과 너는 또 다른 모습이야. 아름답게 변하는 하늘 친구와 더불어 너는 묘하게 완벽한 조합을 이루어 내는구나. 어제의 나는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가 사랑이라고 배웠는데 넌 이미 친구를 빛나게 하는 지혜를 깨달았구나!
너의 그 숭고함을 사랑한다! 아름다움이란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주2)는 너의 눈빛을 조금은 알 것 같아.
내 이름의 뜻이 무엇인지 알고 있니? 다은. ‘달님의 은혜‘라고 엄마가 나를 낳은 날 달이 매우 밝고 예뻐서 지어주신 이름이란다. 물론 그래서 아름다운 한글 이름이야. 나랑 친구 하고 싶다고? 흐흣 그래 좋은 생각이야.
때로는 너의 지혜를 빌리고 싶을 때 현명한 너에게 편지해도 될까?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는 내 소중한 보물 같은 친구야 오늘도 고마워.
주1,2) 발타자르 그라시안, 나를 아는 지혜, 1997, 하문사
매달 14일,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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