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by Dana Choi 최다은
나의 하루에 대한 애정을 기록으로 증명한다.
주어진 하루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그냥 하는 것]

교회 친구가 나에게 말을 건넨다. 내 브런치를 종종 읽어주는 친구이다. "어떻게 매일 그렇게 글을 써? 글감이 나오는 게 신기하다며 의지가 대단해!" 나는 대답한다. "그냥 뭐.. 쓰는 거지. 뭔 내용 같지도 않은 글도 많고.. 나도 모르겠어." 어찌어찌하다 그러고 있다며 사실 뭐 대단한 생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브런치 연재 글도 세팅하고 글의 품격(=나의 품격)을 높이고 싶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꼬물 거리기는 하지만 그냥 어떠한 생각으로 하는 것보다는 그냥 하는 것 같다. 아무 생각하지 않고 그냥.


김연아 선수가 매일같이 반복하는 기본 동작을 한다. 어떤 기자가 지금 무슨 생각하면서 하냐고 물었을 때 김연아 선수가 말한다. 어이없다는 듯이. "생각은 무슨 생각이요? 그냥 하는 거죠." 그 영상 보면서 맞다. 저렇게 아무 생각 없이 하는 매일의 루틴이 그녀를 우리가 모두 다 아는 그 자리에 올려놓은 것이리라.


[매일의 기록을 남긴다는 것]

매일 같이 짧은 글이든, 부족한 글이든, 난해한 글이든 쓰고 있다. 기록을 남긴다는 것은 미래를 희망한다는 뜻이다. 나의 일상을 기록한다는 것은 오늘에 대한 삶의 의지이다. 나의 하루에 대한 애정을 나는 기록으로 증명한다. 주어진 하루를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맞아! 나는 나의 하루하루를 지난여름부터 차곡차곡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을 사랑하는 사람]

가만 보면 사랑이란 단어를 참 좋아해. 이 사랑순이! 사랑 없으면 어찌 살리! 나의 사유는 기. 승. 전. 결 사랑이다. 최다은 하면 사랑이란 단어가 떠오르면 좋겠다 싶다. 매일매일 쌓여가는 나의 글이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언젠가 사랑이라고 누군가 말해 준다면 눈물을 펑펑 흘릴지도 모르겠다. 나의 글이 나의 삶이 그렇게 증명된다면 좋겠다. 오늘을 사랑하는 사람.


잠결에 마음속 깊은 어딘가에서 울림이 일어난다. '네 안의 가득했던 너만을 위한 사랑을 이제는 나누어 주지 않겠니.. 다은아 너 자신만을 위한 사랑이었잖아. 사랑은 차고 넘치게 되면 흘러가는 거란다. 나누어 주려면 매일의 사랑을 하루하루 쌓아가야 하는 거야.' 그런 거였구나. 내가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쌓아가고 있나 보다. 이제는 흘려보내고 싶어서...


[나의 한계와 매일 만나는 일]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지고 글을 쓰는 것이 진짜이다. 변하지 않는 가치가 묻어 나오는 글이 나올 때까지 나는 매일을 이렇게 쌓아가야 하나보다. 글을 잘 쓰는 재주가 있거나 가진 지식이 풍부한 사람에게 매일 한 편의 글을 쓰는 것은 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에게는 매일 한 편의 글을 쓴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매일 나의 한계와 만나는 일이라 고통스럽다. 어제 보다 나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나를 짓누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고 싶으니까. 자기 자신을 파악하라. 그리고 항상 부족한 점을 깨달아라. 자신만족은 우둔한 자의 미덕이다(주1).


생명력이 느껴지는 사람 vs. 그렇지 않은 사람, 이유는 단 한 가지 차이 아닐까?


[생명력이 묻어나는 사람]

눈에 밟히는 프레임을 포착해 본다. 똑같은 모습이지만 왼쪽에서는 봄을 기다리고 있는 생명력이 느껴지는데 오른쪽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오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는 생명력이 느껴진다. 회색빛이 아닌 알록달록 그 만의 색깔이 묻어난다. 삶이 진정 어렵고 힘들 때에도 마음속 어딘가에 그대를 살아있도록 하는 어떤 것이 간직되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것은 그대에게 힘을 주고 절망의 심연으로부터 꺼내주는 생명력이다. 삶에 대한 사랑이 없다면 올바른 자아도 찾기 어렵다(주2).



[지혜를 발견하는 날이 온다는 소망]

오늘도 나는 글을 남긴다. 이것이 하루를 더욱 깊이 사유하는 방법이고 사물의 겉모습만 보는 것이 아니라 본질까지도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눈을 뜨는 지름길이라 믿고 있다. 퍼낼수록 더 맑고 가득히 고여오는 샘물(주3)을 발견하는 오늘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는 마음으로 말이다.







주1,2,3) 발타자르 그라시안, 나를 아는 지혜, 1997, 하문사


**Dana Choi, 최다은의 브런치북을 연재합니다. **


화요일 [건강한 가정은 작은 천국]

수요일 [새벽독서, 책과 나를 연결 짓다]

목요일 [판도라 상자? 열어야겠지?]

금요일 [브랜드 시야로 나 세우기]

토요일 [현실과 이상의 연결, 지혜로 말하다]


14일마다 [다나의 브런치 성장기록] 매거진이 발행됩니다. 한 달간 브런치 성장기록을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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