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과 인터뷰하는 중입니다
한 달 전쯤 신앙적으로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스쳤다. 해외 단기선교 가고 싶다. 종교가 없으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글을 쓰며 나를 계속 알아가고 발견하는 과정을 이끄시는 하나님을 새로운 곳에서 만나고 싶었다. 전혀 알지 못하는 땅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만나고 싶다는 말이 더 맞겠다. 살면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곳에서 하나님의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원하고 있었던 것 같다.
지난 주일 교회 광고 글자가 살아 숨 쉬는 것을 느낀다. 내년 2월 해외 단기 선교 단원을 모집한다는 내용이었다. 고생하러 가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일주일을 씻지 못할 것이고 푹 잘 수 있는 여건은 허락되지 않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게다가 남편과 함께 가고 싶었다. 남편은 나에게 늘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라며 커리어에 대한 도전을 했고 나는 늘 신앙의 영역에서 남편에게 도전하고 있었다.
사랑하는 남편! 당신 덕분에 생계 걱정 없이 진짜 나를 발견해 가며 꿈을 찾아가는 과정을 걸어가는 중이야. 계속 챌린지 해줘서 고마워! 남편이 늘 나에게 말했잖아요. 자신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려면 한계를 느끼는 상황에서 또다시 도약해야 한다고. 커리어의 영역에서 도전을 멈추지 않는 당신이 존경스럽고 멋있다 나는. 그런데 신앙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당신 말처럼 회사 스케줄(미래)을 알 수 없지만 당신이 미래를 확신하고 스타트 업으로 이직한 것은 아니었잖아요. 함께 도전해 보는 게 어때? 정말 우리가 가는 것이 맞다면 상황은 분명 열릴 것이라고 믿어. 나랑 함께 해줄래?
남편에게 신앙 챌린지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꿈을 찾아보라고 매번 도전하는 남편이 미웠고 화가 날 때도 있었으니까. 결과적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도전해 주는 동지가 되어 가고 있다. 그렇게 10년을 열렬히 싸웠는데 만나야 할 인연이 맞는 거냐며 혼자 웅얼웅얼한다.
호기롭게 남편을 설득하는 편지를 쓰고 난 뒤 불현듯 두려움이 밀려온다. 갑자기 예측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면 어떡하지? 치안은 괜찮은가? (검색해 보니 위험한 편은 아닌 것 같다). 거기서 병을 얻어오면? 딸아이가 엄마와 일주일이나 떨어지기 싫다고 매우 반대하였는데 동의를 얻을 수 있을까?
정신이 번뜩 났다. 두려움을 잠시 멈추고 두려움과 인터뷰를 하기 시작한다.
나: 두려움씨, 갑자기 나에게 나타난 이유가 무엇인가요? 언제까지 나를 혼란스럽게 만드실 예정인가요?
두려움씨: 저야 뭐 오해만 풀어주신다면 바로 사라져 드립니다. 당신이 만든 제가 당신을 괴롭히는 게 저도 싫어요. 저를 평생 오해하고 외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요!
나: 두려움씨는 제가 만든 것인가요? 당신은 실체는 무엇이죠?
두려움씨: 저는 실체가 없습니다. 당신이 스스로 만든 감옥에 가두게 하는 장본인 이죠. 외면하면 외면할수록 감옥의 벽은 높아지게 되어 있어요.
나: 그럼 어떻게 그 감옥에서 나올 수 있을까요?
두려움씨: 인정하면 돼요. 당신이 두려워하는 것은 아직 가보지 못한 미지의 것에 대한 막연함 때문이에요. 지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나: 두려움씨 이제 아는 척하지 말고 사라져 주세요. 당신과 다시 인터뷰하고 싶지 않네요.
두려움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홀연히 사라진다.
응디의 성장툰을 보다 영감을 받았다. 남편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찾아오는 두려움에 대해 마주하게 되니 더 이상 두렵지 않다. 실체가 없는 두려움을 보내 주고 나니 초심의 마음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발전하고 싶은 열망이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다. 더 멋진 삶을 위한 시간이 될 것이다. 두려워하지 마 최다은. 더 나은 삶을 위해 고민한다는 것은 잘 살고 있다는 증거이니까.
#책과강연 #백일백장 #백백1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