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하게 나 자신이 되어보기

호들갑쟁이 반짝이는 것을 발견하다

by Dana Choi 최다은

김동률의 <출발>이 주는 경쾌한 설렘이 좋다. 같이 듣던 딸이 외친다. “이거 엄마다! 엄마는 매일 호들갑스럽잖아! “ ”별것 아닌 일에도 호들갑을 떨면서~” 아이가 느끼는 엄마는 호들갑쟁이. 맞다. 웃을 때 호탕하게 하하하하 크게 웃고 제스처도 큰 편이다. 크게 반응하고 크게 감동한다. 감정을 표출하는데 자유로운 편이다.


최근 딸아이 학교 프로젝트로 동네탐방을 하는 활동이 있었다. 3시간 동안 자유로운 초등학교 아이들과 다니며 돕는 역할을 하는 학부모 6명이 시작 전에 자기소개를 한다. 대부분 안녕하세요 누구 엄마입니다 누구 아빠입니다 인사를 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누구일까요?” 내가 묻는 순간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하하하하! 한바탕 즐거웠다. 비록 딸에게 엄마가 부끄럽다는 불평을 받기는 했지만.


친구 같긴 하지만 딸아이가 권위를 기꺼이 세워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친정 엄마는 나의 눈높이에서 대화를 하려고 눈을 자주 마주쳐 주셨다. 내 의견이 존중받고 있다는 경험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받은 무수한 기억들이 무의식에서부터 나를 지탱해 주고 있나 보다.


살면서 자기감정을 진짜로 드러내고 다른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 존중받아 본 사람들은 눈빛부터 다릅니다. 눈물 콧물 다 빼고 흉측한 모습이 드러나도 자기감정의 밑바닥까지 접촉해 본 사람이 보이는 용기는 어떤 허세에도 비할 수 없습니다. <나도 내 감정과 친해지고 싶다>의 저자 황선미는 진짜 자존감을 이렇게 설명한다.


스스로가 느끼는 자연스러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사치라고 느꼈던 부모 세대를 거쳐 나의 세대도 감정을 중요시하는 교육과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자라왔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잘 알고 잘 느끼고 잘 쓰는 것이 나를 잘 알아가는 것 중에 하나라는 것을 이제야 안다.


“성공한 부모가 되는 열쇠는 뜻밖에도 감정을 다루는 능력에 있었습니다. 부모가 정서적으로 유연하고 열려 있어 감정 표출에 적극적이고 자녀의 감정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할수록 아이의 자아존중감, 사회성, 학업능력이 향상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혼과 가족 상담의 권위자인 존 가트맨 박사의 흥미로운 연구 발표이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들이 존재만으로 존중받지 못하고 감정을 억누르고 살아간다. 그런 아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였을 때 누군가의 기준이 아닌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갈 힘을 어디서부터 얻을 수 있을까?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갈 때만 우울증에 빠지지 않고 생생하게 창조적으로 살 수 있다는 위니콧의 말처럼 자신의 감정을 잘 알고 충분히 표현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어떠한 모습일 때 감격하는지, 무엇에 감동하는지 또는 슬픈지를 잘 알아 가는 것에 시간을 투자하고 귀 기울여 줬으면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가 되고 나서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점점 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아이들의 아이들 다운 행복은 결국 부모로부터 시작되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 않나? 엄마인 내가 좀 호들갑스러우면 어때? 진짜 내 감정과 친해지는 경험을 꼭 해 보길 바란다. 우리 모두는 아이가 진짜 자신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엄마가 되기에 이미 충분하다.


#책과강연 #백일백장 #백백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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