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크게 심호흡!
지난주 금요일 남편이 두 번째로 코로나 양성 반응이 나와 재택을 시작하고 나와 딸아이도 신경 쓰고 있었는데 어젯밤에 온몸이 욱신욱신거리고 열이 난다. 어제 쓴 글 덕분인지 전 날 잠을 설치고 힘들었다. 마흔 언저리 이제야 느지막이 성장통을 겪고 있나 보다. 좀 일찍 일찍 깨닫지 나란 인간도 참.
사춘기가 크게 없었던 굉장한 모범생이었는데 별로 좋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사춘기 때 직면해 봐야 할 것들을 건강하게 겪어야 하는데 결국 어른이 되어 혼자 훌쩍이는 날들이 계속되는 걸 보면. 40대 주부의 비행처럼 건강하지 못한 방법으로 오지 않은 게 다행이야 라며 감사해야 하나?
퇴사를 하고 운동을 시작하고 책을 가까이하며 모닝 글쓰기를 거쳤다. 한 걸음씩 생각을 확장시키고 건강한 마음을 돌보며 성장한다 느꼈는데 본격적으로 목적 있는 글쓰기를 시작하고 나서는 그간 보이지 않았던 또 다른 나를 발견한다.
불도저 같다. 태생적으로 성격이 급한 데다가 무언가에 꽂히면 쉼 없이 생각하는 나를 발견한다. 약간 정신이 나가 있는 사람처럼. 딸아이가 무슨 질문을 했는데 자꾸 되묻는 나를 발견하였다. 응? 뭐라고 했어? 몰입이라는 좋은 표현도 있지만 몰입 후 그 생각에서 완전히 빠져나와 제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깊은 숨을 반드시 가져야 한다.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도 점검하는 그 값진 시간 말이다.
뭐든지 과하면 탈이 나는데 단기선교 스탑사인, 남편 코로나, 그리고 어제 내가 양성 반응이 나온 걸 보면 분명 심호흡이 필요하다는 신호이다. 확신에 찬 계획으로 시작하면 문제와 부딪히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예상한 방식대로 흘러가며 성장하고 성공하는 것이다. 도전이 많았던 인생이 아니었기에 온몸으로 경험할 수는 없지만 몹시 공감이 간다.
커리어 영역만으로 제한하지 않는다면 결혼 과정이나 인생에서 만나는 수많은 일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예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극복하고 도전했을 때 비로소 나만의 길을 만들고 진짜 성장(성공)을 누릴 수 있다. 그것이 진정 희소가치성이 있는 대체불가한 나의 길이 될 테니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쉼을 주시는 건 뭐지? 달리고 싶었는데 말이야. 볼멘 불평을 잠시 뒤로하고 차분하게 생각해 보기로 한다. 앞으로 어떤 방향성을 가지고 나만의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실행하며 만들어 나아가야 할지 말이다. 나이가 무슨 상관이야 라며 호기롭게 말하지만 이성을 부여잡은 시선으로 보면 마흔 언저리에 무엇인가를 시작하는 것은 20대처럼 무모한 방법은 굳이 필요가 없지 않겠냐 하는 지혜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나라에서 어차피 5일 집에 있으라는 권고를 내렸으니 잘 준수하며 생각 정리를 해야겠다. 타인의 사유도 슬쩍 기웃거려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맞는지, 구체적으로 어떠한 준비들을 하는 것이 좋을지 아이디어를 주는 모든 시간을 아껴가며 잘 활용해야지. 어쩌면, 섣부른 시작보다 중요한 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바른 이해가 될 수 있을 테니까.
#책과강연 #백일백장 #백백13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