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꿈꾸는 엄마가 되자!

아이가 어른이 되어 기억할 수 있는 것

by Dana Choi 최다은

지난주 딸의 방과 후 공개수업이 있었다. 방과 후 수업은 필참석의 분위기가 아닌듯하여 슬쩍 물어보았다. 딸아이는 엄마가 꼭 오면 좋겠다고 했다. 치어리딩 수업 하는 곳은 3층 도서관을 지나서 과학실 옆 꿈 놀이터라며 아는 정보를 조잘조잘 설명해 준다.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딸은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는 성격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말을 뱉는 것보다 듣고 생각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아이의 성향으로 봤을 때 엄마가 자신의 수업을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는 설렘이다.


3층으로 올라가고 있는데 계단 끝에서 숨어있다가 짠! 하고 나타나는 딸과 만난다.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엄마에게 달려와 품에 꼭 안기는 딸내미. 초등학교 2학년이지만 엄마 앞에서는 영락없이 아가 같다. "엄마가 와서 행복해" 애교를 부리더니 수업하는 장소로 이동한다.


치어리딩 수업은 신체 스트레칭도 하고 치어리딩 동작도 배우고 방송댄스도 함께 즐겨보는 시간이라 여자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주변 친구들이 재미있다고 이야기 한 덕분인지 본인이 신청해 달라고 요청한 과목이다. 또래보다 키도 크고 몸도 커서 언니 같지만 동작을 할 때 엄마 눈에는 마냥 귀엽다. 신나는 음악과 함께 1시간 20분이라는 긴 시간이 훌쩍 지난다.


딸아이의 몸짓과 표정이 흥분되어 있다. 아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엄마는 금방 알아차린다. 굉장히 기분이 좋다는 증거이다. 매일 다를 바 없는 학교 일상 중에 엄마가 와서 딸아이의 특별한 하루를 선물해 주었다고 생각되니 엄마인 나도 행복해진다. 엄마가 갈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감사하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되지 않으면 아이가 원하더라도 함께 할 수 없을 테니까.


회사를 그만두고 나 자신에 대한 성취의 결핍은 늘 존재하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언제나 달려와 줄 수 있는 엄마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얼마나 든든한 것인지 몸소 느끼고 있다. 과잉보호를 할까 염려스러워 독립적으로 자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스스로 경계를 늦추지 않게 긴장하고 있지만 말이다. 아이가 사랑을 받고 있다고 감각되는 수많은 일상의 추억들이 무엇보다 든든한 뿌리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엄마와 공유한 시간들이 있기에 딸아이도 엄마의 관심사에 지대한 영향을 받는다. 미술 전시를 종종 가는 편인데 딸아이가 같이 가자고 조른다. 전시회를 자주 데리고 다녔더니 당연하듯 함께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혼자 조용히 가는 것을 선호하지만 오늘은 일리야 밀스타인 전시를 가볼까 한다. 엄마랑 전시데이트 하는 것을 하루종일 기대하고 있을 테니까.


아이가 사랑을 느끼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아이와 부모가 소통하며 나누는 시간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어른이 되어 기억나는 것은 좋은 브랜드의 장난감도, 화려한 시설에서 배우는 클래스나 키즈카페가 아니다. 자신을 바라보는 사랑이 담긴 눈빛 혹은 아이의 뽐내는 행동이나 언어에 대해 기쁘게 반응했던 부모의 태도 하나만으로 충분하다.


우리 아이는 어떤 말을 들을 때 기뻐하는지 부모와 무엇을 함께 할 때 행복해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부터 시작이다. 아이와 함께 하고 싶어도 시간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아이는 하루가 다르게 자란다. 부모가 원하는 시기에는 이미 떠나고 없을 테니까.

엄마 선물! 딸아이에게 매일 같이 받는 그림 선물이다. 색감이 영롱하고 신비롭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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