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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discovers Dec 24. 2022

다나의 2022년 결산 - [영화 수작] 편 (1)

Drama 장르 5선

※필자는 전문가라고는 절대 할 수 없지만, 연평균 100편 정도의 영화/드라마를 시청하는 시네필리아다. 

22년 신작이 아닌, 22년에 필자가 감상한 작품 중 수작이라고 평하고, 추천하고 싶은 작품들임!

*절대적으로 개인적인 기준임



장르: Drama

(총 15편 중)

1위. Rose Island/로즈 아일랜드 공화국
(2020, 이탈리아) 
- Sydney Sibilia 감독, Elio Germano 주연
#이탈리아 #공대생의 패기 #색감

좋아하는 여자에게 자신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 한 남자가 영해 인근 공해에 인공성을 만들고 독립국으로 선포하며 벌어지는 내용. 실화라는 게 믿기지 않는 스토리다. 공대생이 미치면 일어나는 일…!? 나도 한번 섬에 방문해 보고 싶다.

시놉시스도 흥미롭지만, 지브리 감성 + 웨스 앤더슨 st 비주얼에, 시원시원한 연출이 인상 깊었다. 이탈리아 바다에서의 시원한 장면들, 특히 "붉은 돼지(Porco Rosso)"를 생각나게 하는 요트레이싱 장면이 최고로 예뻤다.

여름의 시원함, 자유로움, 파스텔 톤으로 예쁜 색감을 보며 편안한 감성에 빠지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함


2위. Marriage Story/결혼 이야기
(2019, 미국)
- Noah Baumbach 감독, Adam Driver, Scarlett Johanson, Julia Greer 주연
#사랑 #현실 #이혼

"결혼 이야기"지만, 로맨스는 아니다.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사랑했던 사람들의, 'Happily ever after' 그 후의 이야기다. 열정은 식고, 놓쳤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며, 가장 개인적인 이야기가 법의 심판대 위에 놓여 일일이 까발려지고, 타인의 간섭과 평가를 받고, 누군가의 돈벌이가 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이혼'하는 과정에서의 감정을 다룬 작품이다. 나 스스로와 내가 했던 사랑, 한때 사랑했던 사람을 의문하고, 상처를 주는 받는 주인공들을 통해, 사랑과 관계란 어떤 의미인지 곱씹어보게 하는 영화.  

로맨스가 끝났다-라는 단순한 내러티브를 넘어, 현실적이고 마음 아픈 인생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였다. 사랑과 관계에 대한 무겁고 씁쓸한 메시지에 대해서 곱씹어보기 좋아하는 사람들, 폭발하는 배우들의 감정에 공명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추천함


3위. Toilet: Ek Prem Katha/토일렛: 에크 프렘 카타 
(2017, 인도)
- Shree Narayan Singh 감독, Akshay Kumar, Bhumi Pednekar 주연
#사회 #여권

"집에 화장실이 없어서 아내가 도망갔다"는 시놉시스만 보고 웃긴 영화라고 생각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질 정도로, 훌륭한 줄거리, 코미디와 메시지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

실제로 인도 일부 지역에 현대 사회까지 이어지고 있던 여성차별적인 관습에 대한 사회고발 영화였다. 비합리적인 전통과 종교, 그리고 빈약한 여권에 대한 싸움에 대한 영화였던 것이다. "외국물, 교육받은 여자들이 문제다. 부모님의 집에 화장실이 없는 평민들은 어쩔 수 없다"라고 하는 마을 여자들과, "자신이 바뀌려고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거라"며 맞서는 주인공의 싸움이 인상 깊었다. 처음에는 보수적이게 나오던 남편도 결국에는 마음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영화가 끝날 때쯤 잘생겨 보이는 효과...!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는 영화였다.

쓸데없이 긴 몬타쥬와 뜬금없는 댄스 등 발리우드 특유의 볼거리도 들어가 있으니, 발리우드 영화를 좋아하거나, 인터내셔널 필름 수작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음


4위. Girl, Interrupted/처음 만나는 자유
(1999, 독일/미국)
- James Mangold 감독, Winona Ryder, Angelina Jolie, Clea DuVall 주연
#정신병 #자유 #정체성

'다름'과 '아픔'에 대해 이해가 깊지 않던, 혼란스럽던 70년대. 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거나 어우러지지 않는 주인공들은 물리적인 강제성이 있는 정신병동에 들어와 만난다. 영화를 보다 보면, 그들이 조금 아플 뿐 평범한 우리와 다를 것 하나 없는, 삶을 헤쳐나가기 위해 분투하는 사람들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들은 자유에 대한 의미를 고찰하게 한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해받지 못하더라도, 다수에 소속되어 살아가면서 가끔의 일탈을 통해 해방을 맛보는 것이 '자유'일까, 다수에게 '정신병자' 취급받고 격리되더라도, 나와 같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 속하며 꽂히는 대로 '망나니'처럼 사는 것이 진정한 '자유'일까. 결국 모두가 상처투성이인 세상인건 달라지지 않지만 말이다. 

사회의 끊임없는 규율과 편견 속에서, 스스로의 다름과 아픔에 대해 고민이 많은 사람들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영화. 가볍게는 존예 시절 안젤리나 졸리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도 강추한다.


5위. Belfast/벨파스트
(2021, 영국)
- Kenneth Branagh 감독, Jude Hill, Lewis McAskie 주연
#역사 #종교분쟁 #동심

내 아이리시 룸메이트는 영국을 극혐-하는데, 이 영화도 그 역사적 맥락과 가깝게 맞닿아 있었다. 종교분쟁에 대한 내 역사적 배경이 좀 더 풍부했더라면 더 깊게 즐겼을 수 있었을 것 같은 영화.

모든 분쟁이 그렇듯, 종교 분쟁 역시, 철없는 9살 아이가 추억이 서린 골목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강제로 떠나게 만드는, 아이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어른들의 사정이자 상처일 뿐이다.

주인공 '버디'가 너무 귀엽다. 역사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다툼이 끊이지 않는, 휴식처가 없는 이 세상에 대해, "matter-of-fact(사실 그대로)"를 넘어 아이의 순수한 시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 


Honorable Mentions

Life is Beautiful/인생은 아름다워(1997, 이탈리아)

웰컴투 동막골(2005, 한국)

예전에 봤던 거 또 본 거라 순위에는 넣지 않았지만, 언급하지 않기에는 너무 명작인 작품들. 둘 다 우연히 전쟁 관련 영화다. 2022년이라는 시점에 유럽으로 석사를 하러 간다고 하자, 주위 사람들이 가장 걱정했던 건 내 안전이었다. 그러나 정작 죽음을 피해 이곳으로 도망쳐 온 친구들 앞에서, 내 꿈과 로망을 위해 유럽으로 공부하러 왔다고 말할 수가 없는 그런 시대다. 아무런 잘못이 없는, 꿈과 우정으로 이어진 친구들이 어른들의 사정으로 인해 서로에게 미안해해야 하고 심지어 같이 아파해줄 수도 없는, 그런 시대다. 사실 우크라이나 이야기만은 아니다. 종교, 정치, 이념, 관점, 차별로 인해 다치고 위험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성소수자, 이민자, 사회취약층들은 차별과 편견에 상처받는 걸로도 모자라서 매일매일 목숨의 위협을 느낀다. 우정과 사랑만 있으면 아름다운 것으로 넘쳐날 것 같은 지구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도대체 뭐가 모자라서 매일같이 서로를 물어뜯는지, 아이의 순수한 시점으로 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우리 세상이지만, 그게 현실이다. 어떻게 헤쳐가야 할까, 어떻게 세상에 이바지해야 할까. 매일같이 마주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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