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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a discovers Dec 25. 2022

다나의 2022년 결산 - [영화 수작] 편 (2)

Action-Adventure/Fantasy/Sci-Fi 장르 5선

- 이어지는 글 -


장르: Action-Adventure/Fantasy/Sci-Fi

(총 21편 중)

1위. Big Bug/빅버그
(2022, 프랑스)
- Jean-Pierre Jeunet 감독, Isabelle Nanty, Elsa Zylberstein 주연
#A.I. #로봇 #미래사회

사실 내 경험상 A.I. 장르는 애니메이션이 아닌 이상 코미디보다는 "Bicentennial Man/바이센테니얼 맨"이나 "Ex Machina/엑스마키나"처럼 진지하거나 디스토피안적인 분위기인 경우가 많았다. 아무래도 A.I. 가 지배하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빅버그"는 물에 잠겨버린 네덜란드 라던지, 평균 외부 온도가 45℃ 라던지 디스토피안스러운 세계관 속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악수방법의 변화라던지 미래에 등장할 법한 상황들을 유쾌하고 키치한 코미디로 그려내서 독특했고 내 취향을 제대로 저격했다.

그림과 CGI, 애니메이션 중간 어디쯤 걸쳐 있는 것 같은 예쁜 색감의 비주얼•연출과, 뻔하지 않게 상상력을 자극하는 Sci-fi 요소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함


2위. Slumberland
(2022, 미국)    
- Francis Lawrence 감독, Jason Momoa, Marlow Barkley, Chris O’Dowd 주연
#꿈 #동심 #상실

초현실적이면서 매지컬한 느낌이 낭랑한, 오랜만에 입맛에 맞는 상상력 풍부한 판타지 영화였다. CGI의 활용도 훌륭했고, 사이드킥인 돼지가 너무 귀여워서 숨 넘어갈 뻔했다. '아쿠아맨'으로 유명한 제이슨 모모아가 연기하는 덩치 크지만 깐족거리는 '플립'의 모습도 관전 포인트다. 

유치한 가족영화일 줄 알았는데, 잃어버린 것을 붙들고 있지 말고 현생에서 "더 중요한 것”을 찾아 슬픔을 극복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좋았다. 어른이든 아이든 소중한 누군가를 잃게 되면 마음의 문을 닫고, 상처를 입고, 현실에서 도피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크리스마스를 노리고 나온 영화는 아닌 것 같지만, 동심과 꿈에 대한 영화는 내게 언제나 따듯한 크리스마스 느낌을 풍긴다. 소중한 사람을 잃고 슬픔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본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보면 공감할 것 같은 영화


3위. The Platform/더 플랫폼
(2019, 스페인)
- Galder Gaztelu-Urrutia 감독, Ivan Massague, Zorion Eguileor 주연
#감옥 #사회 비판

한정된 장소에서 일어나는 줄거리임에도, 굉장한 몰입감을 유발했다. 유튜브 리뷰판에 떠돌아다니는 수많은 자극적인 인디영화 중 하나일 줄 알았는데, 여기저기서 계속 추천해 주길래 봤는데 전혀 후회 없다. 

계층 간의 갈등, 계층 내의 갈등, 계층 간 통합을 시도하는 자들, 최상위 계층의 자들, 최하위 계층의 자들, 계층 바깥에 있는 자들... 수직 감옥이라는 은유적 공간을 통해 자본주의적 현실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훌륭한 영화였다.

은유를 통해 사회 비판하는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강력 추천하고 싶은 영화


4위. Drifting Home/표류단지
(2022, 일본)
- 이시다 히로야스 감독
#평행세계 #초현실적

무엇이든지 영혼을 가졌다고 믿는 일본의 애니미즘 사상에서 나왔을 법한 소재가 신선했다. 철거될 예정인 옛날 집에 집착하는 주인공이, 갑자기 집들이 떠다니는 망망대해로 순간 이동하고, 지금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난 장소에 정이 잘 안 든다고 생각해서, 주인공에게 처음엔 공감 가지 않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논산에 있는 외할머니의 집이 나에게는 '항상 거기 있던, 할머니의 냄새가 짙게 배어있는' 장소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제는 철거돼서 사라진 고향 옛 집을 씁쓸한 표정으로 그리워하던 아빠의 표정이 기억난다. 그렇게 생각하면, 난 장소에 정을 못 붙이는 게 아니라 워낙 이사를 자주 다닌 탓에 정을 붙일 만큼 한 곳에 오래 있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 아닐까.

일본 애니/드라마 특유, 막판에 갑자기 감정을 쏟아내며 고백해 내는 주인공들의 오글거림을 살짝 감안해야 하기는 하지만, 몽글거리는 그림체와 초현실적인 줄거리로 공간의 의미와 장소에 얽힌 추억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영화였다. 애니 좋아하는 사람들, 무언가 소중한 걸 잃어버렸던 기억이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5위. Ready Player One/레디 플레이어 원
(2017, 미국)
- Steven Spielberg 감독, Mark Rylance, Simon Pegg 주연
#메타버스 #게임

메타버스와 관련해 읽은 책마다 이 영화를 언급해서 호기심에 봤는데, 소재, 액션, CG 다방면으로 꽤 훌륭한 영화였다. 관공업무, 교육 등 메타버스가 활용될 수 있는 범위는 무궁무진한데 그 게임적 요소만 강조된 게 조금 아쉬웠지만, 영화니까-! 메타버스 사회가 더 활성화되면 일어날 법한 요소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다. 물론 이 영화대로 그대로 되라기에는, 과장되지 않았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인용할 정도로 메타버스에 대해 현실적으로 다루고 있는 영화라는 것.

메타버스/가상현실이 더 활성화된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거나, 혹은 게임 속 세상이라는 주제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보면 재밌을 영화다.


Honorable Mentions

- Ex Machina/엑스 마키나(2015, 미국/영국)

- Minority Report/마이너리티 리포트(2002, 미국)

A.I. 에 관한 작품은 인간 사회의 한계와 인간을 정의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도덕적 질문을 던지기 때문에, 두렵기도 하지만 뇌를 자극해서 재밌다. 2022년 첫 영화는 "엑스 마키나"로 시작했고, 2022년 가장 많이 감상한 장르도 다름 아닌 Sci-Fi였다. 세상이 일 년 단위로 끊어서 변화하지 않는다는 건 알지만,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기술이나 사회 변화 양상이 나타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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