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무엇을 당연하게 여기며 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1월 7일

by 김단아

오늘은 하루 전반이 꽤 평온했다. 아침에는 미용실에 걸어서 다녀왔고, 햇살도 좋고 바람도 차가워서 오히려 산책을 한 기분이었다. 이런 날은 괜히 모든 게 잘못돼도 잘된 것처럼 느껴진다.


요즘 읽기 시작한 책도 한몫했다. 문장이 다정하고 읽기 편해서인지 책장을 넘기는 동안 마음도 책처럼 조용히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유튜브나 쇼츠를 줄이고 활자중독자처럼 책을 많이 읽으려 애쓰고 있는데, 그 덕분인지 하루가 빨리 가도 지루하지 않고 우울이 끼어들 틈이 없다. 시간을 잘 쓰고 있다기보다는, 마음이 덜 흔들리니 시간이 덜 남는 느낌이다.


책을 읽을 여유도, 그걸 즐길 마음도 결국 내가 조금 편해졌기 때문에 생긴 것 같아 더 좋았다.


오늘 명상을 하며 깨달은 건 일상의 소중함이었다. 사실 예전에는 하루하루를 너무 당연하게 살았던 것 같다. 건강도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말하면 아픈 사람들을 진심으로 공감하지 못했던 적도 많았다. 공황장애 이야기를 하는 연예인을 보며 ‘저건 왜 걸리는 거지’ 하고 지나쳤던 기억도 있다.


그런데 이렇게 일상이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는 병이라는 걸 직접 겪고 나니,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빌게 되었고, 하루가 멀쩡히 흘러가는 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절실히 알게 되었다. 돈이나 명예 같은 것들이 한동안 중요해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그 모든 것 위에 건강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하루였다.


그래서 이 병이 괜히 온 건 아니고,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기 위해 잠시 들른 손님 같은 것이라 생각하며 살고 싶다. 긍정과 부정 사이에서 자동으로 부정을 고르는 대신, 의식적으로 긍정을 선택하는 연습을 계속해 보려고 한다. 예전의 나는 늘 한 번 더 걱정하고, 한 번 더 나쁜 쪽을 상상하며 스스로를 조금씩 지치게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요즘은 나쁜 요소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분명히 느낀다.


일상의 소중함, 건강의 중요함, 그리고 무엇보다 주변 지인과 가족, 많은 사람들의 응원과 위로 속에서 꽤 큰 힘과 따뜻함을 얻고 있다는 사실. 나와 비슷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언젠가 이 시간이 지나면, 나 역시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폐소공포증과 대인기피증, 우울을 겪는 누군가에게 내가 받았던 것처럼 조용한 위로와 현실적인 힘을 건네는 사람이 되고 싶다. 나의 회복이 누군가의 회복을 아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그 정도면 꽤 괜찮은 인생 아닐까, 오늘은 그런 꿈도 조심스럽게 꺼내본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살짝 묻고 싶다. 요즘 당신은 무엇을 가장 당연하게 여기며 하루를 보내고 있나요. 잠시 눈을 감고, 숨을 한 번 들이마셨다가 길게 내쉬어 보세요. 오늘 하루만큼은 그 당연함 속에 숨어 있던 작은 안부를 하나 떠올려도 좋겠습니다. 무사히 흘러간 하루, 별일 없었던 몸, 이유 없이 버텨낸 마음 같은 것들 말입니다. 평화는 거창한 깨달음보다 이렇게 조용한 순간에 먼저 와 있는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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