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밤에 대하여

by 김단아

잠들기 직전에 딸이 말했다.

“엄마, 미안해.”


뭐가 미안하냐고 묻자

숙제를 안 하고

텔레비전을 봤단다.


마치 세계 평화를 어긴 사람처럼

조심스럽게.


나는 말했다.

미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숙제보다 먼저여야 할 건

아직 세상을 배워나가는 일이니까.


아이의 잘못은

대개 그렇게 작고,

어른의 미안함은

그제야 조금 커진다.


나는 이불을 덮어주며 생각했다.

오늘도 아이는

스스로를 나무라지 않고

잠들어서,

다행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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