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은 늘 정확했다

by 김단아

내가 젤리를 안 주거나
티비를 안 보여주면 아이는 가끔 화가 나서

이렇게 협박을 한다.


“안 놀아준다!”


그 말이 너무 귀여워서
나는 속으로 웃는다.


왜냐하면
안 놀아주는 쪽은
대개 나이기 때문이다.


놀아주다 먼저 지치는 것도 나고,
도망쳤다가 결국 다시 불려오는 것도 나다.


아이는 모른다.
자기가 던진 협박이
사실은 나에게 별다른 타격이 없다는 걸.


그런데도 가끔, 아주 가끔은
언젠가 정말로 나랑 안 놀아주는 날이 올까 봐
괜히 마음이 철렁해진다.


그래서 나는
아무 일 없다는 얼굴로
몰래 젤리를 하나 건네고,
리모컨을 누른다.


아이의 협박은
그날도
꽤 정확하게
잘 통했다.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4화어른 둘만의 대화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