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하나로 자라는 것들

by 김단아

“엄마, 나 봐봐!!!!”


아이는 훌라후프를 돌릴 때마다

꼭 저 말을 먼저 외친다.

훌라후프보다

엄마의 시선이

먼저 필요한 모양이다.


처음엔 하나도 못 했다.

허리는 어색했고

훌라후프는 늘 바닥으로 먼저 인사했다.


그런데 아이는 그만두지 않았다.

열심히, 정말 열심히 계속 돌렸다.


어느 날은 열 개,

어느 날은 마흔 개,

어느새 백 개까지.


아빠는 엉덩이를 앞뒤로 잘 흔들어야 한다고

전문가처럼 알려주었고,

나는 못해도 괜찮다고,

계속하면 분명 잘하게 된다고 응원했다.


아이에게 중요한 건

방법보다 보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열 개를 할 때도,

마흔 개를 할 때도,

백 개를 할 때도

아이는 꼭 내게 와서 자랑했다.


숫자가 커질수록 표정도 같이 커졌다.

아마 아이는 훌라후프를 돌린 게 아니라

자기 자신을 조금씩 키운 거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외친다.


“봐, 엄마 보고 있어.”


사실은 내가 더 보고 싶은 쪽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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