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기 앞에서

by 김단아

비밀번호를 누르는

손끝이

자꾸 떨린다.


숫자 하나 누를 때마다

나는

조금씩 작아졌다.


숫자 네 개로 열리는

나의 안쪽.


사람 하나 없는

기계 앞인데도

숨이 얕아졌다.


남은 잔액은

숫자가 아닌

내 몫의 세상.


그렇게,

뒤로 물러난다.

조용히.

이전 21화걸스카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