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한 마리

by 김단아

자다 깼다.


천장 한가운데

바퀴벌레 한 마리,

느릿하게

밤을 건너가고 있었다.


나는

그저

두 눈을 다시

천천히 감았다.


눈을 감는다는 건

어쩌면

견딘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아무일도 아닌 척

살아간다는 말.


그렇게

나는

그 밤을 넘겼다.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그저

조용히,

다른 누군가와

살아간다.

이전 22화ATM기 앞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