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는 방에서, 가장 냉정한 시선은 거울 속에 있다.
나는 종종 그 앞에서 멈춰 선다. 외출하기 전, 누군가를 만나기 전, 혹은 아무 일도 없는 날에도. 거울은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데, 그 앞의 나는 매번 다른 마음으로 선다.
몸을 한 번 돌려보고, 어깨를 펴보고, 배에 힘을 준다. 어쩐지 오늘은 더 부어 보이고, 어쩐지 이 옷은 어제보다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아무도 나를 재지 않았는데, 나는 혼자 점수를 매긴다. 충분한가. 괜찮은가. 나가도 되는가.
거울은 사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다만 반사할 뿐이다. 그런데 나는 그 반사된 모습에 자꾸 의미를 덧붙인다. 주름 하나에 피로를 읽고, 군살 하나에 게으름을 읽는다. 표정이 굳어 있으면 삶까지 굳어 보이는 것 같다. 그렇게 나는 거울 앞에서 조금씩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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