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도를 처음 보면 대부분 이런 생각을 한다. 아, 이건 공부 잘하라는 그림이구나. 맞다. 문자도는 분명 유교적 가치와 연결된 그림이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생활 가까이에 있었던 그림이다.
문자도는 말 그대로 글자를 그림처럼 구성한 민화다. 조선 후기 민간에서 제작된 문자도는 대체로 유교의 핵심 덕목으로 여겨진 효, 제, 충, 신, 예, 의, 염, 치, 이 여덟 글자를 중심으로 구성되는 경우가 많다.
여기까지 들으면 벌써 조금 숨이 막힌다. 덕목 여덟 개라니, 사람 하나가 감당하기엔 꽤 많다. 그런데 민화는 이 무거운 글자들을 그대로 두지 않는다.
문자도를 자세히 보면 글자의 획 하나하나가 꽃이 되고, 새가 되고, 물고기와 과일, 풀과 바위가 된다. 딱딱한 한자는 자연물로 해체되었다가 다시 조립된다. 이는 단순한 장식 효과라기보다는, 글자의 의미를 삶과 자연의 질서 안에 놓으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