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
단비 요놈,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 보니
저마다의 공략법을 정확히 알고 있다.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흘리고,
누군가에게는 배를 까 애교를 떨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불쌍한 척 요구를 한다.
그러고는 나에게 슬쩍 눈을 흘긴다.
자기 뜻대로 안 됐다고.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을 구분하고,
자기를 좋아해 줄 사람도 알아본다.
참 신기하다.
저렇게 작은 강아지도 상황마다 표정이 달라지고,
본능적으로 사회생활을 한다는 게.
나는 자주 웃는다.
하지만 열 번 중 하나의 웃음만 진짜다.
극내향인이라
사람을 많이 만나는 일은 금방 지친다.
그럼에도 필요하면 웃고,
마음에 없는 말도 쥐어짜 건넨다.
때때로 사람들 앞에 서기도 한다.
그래서 누군가는 나를 외향적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장난스럽다고 하고,
누군가는 진지하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말수가 없다고도 말한다.
어떤 가면을 쓰느냐에 따라
나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된다.
‘어떤 모습이 진짜 나일까?’
나조차 헷갈릴 때가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모습도 결국, 다 나였다.
힘들게 쓴 가면이
오히려 나를 더 힘들게 할 때도 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본 모습대로 나를 판단했고,
나는 또 기꺼이 그런 사람이 되었다.
그렇게 나는 밖에서 깔깔대다가도
집에 돌아오면 완전히 방전된 나를 마주해야 했다.
내가 가장 행복한 순간은
단비랑 단둘이 맛있는 걸 먹으며
소파에 기대 TV를 보는 그 평범한 시간이다.
그런 내가 기어코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만나고, 말하고, 웃는다는 건
결국 내 삶을 최선을 다해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