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비의 민낯

똥강아지

by 단비

왠지 아랫배가 뜨끈했다.
순간, 어디선가 지독한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무슨 냄새지…?’

설마 하는 마음으로
내 무릎 위에 얌전히 앉아 있던 단비를 살짝 들어 확인했다.

다행히 묵직한 잔해는 없었다.
대신 방귀를 아주 시원하게 뀐 모양이었다.
강아지가 방귀를 이렇게까지 진하게 낄 줄이야.

사료랑 단호박밖에 안 먹였는데
어쩜 이렇게 강력한 향을 뿜어낼 수 있는지,
참으로 미스터리다.

“이 똥쟁아.”
장난스럽게 부르자,
단비는 고개를 번쩍 들더니
이번엔 회심의 트림까지 날렸다.

냄새 2단 콤보였다.

아까 먹은 단호박이 장활동을 아주 부지런히 시킨 모양이다.

강아지가 방귀도 뀌고,
그걸로도 부족해 트림까지 하는 줄은
단비를 키우고서야 알았다.

향기가 날 거라 기대한 건 아니지만
예쁘고 귀엽고 애교 많은 존재라고만 생각했지,
이렇게 똥냄새 풀풀 풍기는 ‘진짜 똥강아지’ 일 줄은 몰랐다.

요즘은 이 아이의 실체를 하나씩 벗겨보는 중이다.

좋은 것만 있을 거라 생각하면
늘 그 이상의 무언가가 따라온다.

그리고 오늘,
내 팬티 주요 부위에 난 커다란 구멍 하나.
단비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으로
내 옆에 앉아 있다.

또 하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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