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기다리는 아이들
애견유치원 겸 카페를 운영하는 곳이었다.
그곳에 있던 강아지들은 모두 주인이 있고 유치원에 맡겨진 애들이었다.
단비를 안고 들어서자마자
수십 마리의 강아지들이 짖으며 우리 쪽으로 몰려왔다.
단비는 잔뜩 겁을 먹고
내 팔에 꼭 매달리듯 떨어지지 않으려 했다.
나는 단비를 안은 채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러자 강아지들이 우리 둘을 동그랗게 둘러싸
조심스레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단비는 처음엔 몸을 잔뜩 웅크리다가
조금 지나자 조심스레 고개를 내밀어
다른 아이들의 냄새를 함께 맡았다.
그렇게 한참 서로 인사를 나누고 나서야
단비는 조금씩 그 공간을 누빌 수 있었다.
그 안에는 아주 작은 아이가 하나 있었다.
그 아이는 서서히 내게 다가오더니
톡 하고 내 무릎 위에 몸을 포개듯 엎드렸다.
그러자 단비는 마치 ‘여긴 내 자리야’라는 듯
그 아이를 밀치며 앉으려 했다.
하지만 작은 아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나는 단비를 살살 달래며
다리 한쪽씩을 내어주었다.
그 둘은 고요히, 나란히, 편안히 쉬었다.
그곳에는 다양한 강아지들이 있었다.
장난감을 물고 와 놀아달라고 조르는 아이,
내 몸에 바짝 붙어 기대는 아이,
손길을 기다리며 배를 내미는 아이.
관심을 갈구하며 들떠 있는 애들도 있었고
누가 다가와도 묵묵히 앉아있는 애들도 있었다.
집에 가려고 일어서자
내 무릎에 기대 있던 작은 아이는
떨어지지 않으려 그 자리 그대로 멈춰 있었다.
나는 조심히 그 아이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문쪽으로 걸어가는데도
그 아이는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작은 발걸음으로 따라왔다.
마치 데려가 달라는 듯,
눈빛이 아련했다.
그 아이의 눈빛이
어느 순간 단비의 눈빛처럼 겹쳐 보였다.
강아지들의 그런 간절한 눈빛을 보면 마음이 아리다.
내가 없는 낯선 공간에서
단비는 어떤 모습일까.
강아지들과 잘 어울릴까.
아니면 구석에서 혼자 있을까.
그것도 아니라면
누군가의 손길을 기다리며
조용히 고개를 들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