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만져봐도 돼요?

강아지 키우고 싶어요

by 단비

“강아지 만져봐도 돼요?”
7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의 손을 잡은 엄마가 조심스레 물었다.

아이는 엄마 뒤에 숨은 채
‘강아지… 강아지…’ 하고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그 맑은 눈망울을 보니 단비를 내어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단비를 무릎 위로 올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주었다.
“안무니까 예쁘다 해줘요.”
내 말에 아이는 안도한 듯, 손끝을 오므려 단비의 머리를 살살 쓰다듬었다.

단비가 냄새를 맡으며 환하게 웃어주자
아이는 신나서 방방 뛰었다.

나도 딱 저 나이쯤엔 강아지를 정말 갖고 싶었다.

아빠에게 여러 번 조르고 또 졸랐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늘 같았다.
어릴 적 강아지에게 물렸던 자국을 보여주며,
강아지는 위험한 동물이라고.
그리고 어지러운 내 방을 보며,
똥오줌은 누가 치울 거냐고 단단히 선을 그으셨다.

그래서 나는 한 번도 강아지를 키워본 적이 없었다.
그저 길에서 마주치는 강아지에게 예쁘다 말만 속삭일 뿐이었다.
아마 그땐, 내 곁을 지켜줄 ‘친구’가 필요했던 것 같다.

그런 나를 위해 아빠는 어느 날 오일장에서
강아지가 아닌 ‘닭’을 사 오셨다.
병아리도 아닌, 제법 큰 닭.
현관에서 꼬꼬댁 울어대는 모습은 굉장히 낯설었지만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는 사실만으로 난 잔뜩 들떠 있었다.

나는 현관 앞에 쪼그리고 앉아
닭을 바라보며 인사도 하고, 이름도 불러보고,
몇 시간을 그렇게 보냈다.

하지만 그 벅참은 오래가지 못했다.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살짝 열린 현관문 틈으로 닭이 도망가버린 것이다.
텅 빈 우리를 본 순간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

나는 마당을 이리저리 헤매며 “꼬꼬야!”를 외쳤고,
정말 세상이 떠나갈 만큼 엉엉 울었다.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친구는 하루도 못 버티고 사라졌다.

몇 시간 감정을 나눴다고 믿었지만
꼬꼬는 그렇지 않았던 걸까,
혹시 누가 잡아간 건 아닐까,
울고불고하며 어른들을 붙잡던
어린 내가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독립하며 처음 맞이한 단비는
그때 비어 있던 마음의 자리를
조용히 채워주는 귀한 선물이다.

한때 강아지를 완강히 반대하던 아빠도
지금은 단비를 가장 예뻐하며 품에 안는다.
참 신기하게도, 세상은 이렇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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