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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무 Mar 31. 2020

82 - 40대 은퇴... 는 아니었는데,


( + 지난 81번 글 이후 열흘이나 지났는지 몰랐다;; 방치... 하고 싶진 않았는데, 내 브런치에 미안할 지경이다. 아니 실은, 이 조그만 브런치를 구독해 주신 고귀한 독자 여러분께 죄송할 일이지!

뒤늦게 깨닫는다. 골방에서 홀로 쓸지언정 그 소중한 분에게 분명 배달이 되고, 또 이런저런 우연으로 그 누군가에게 스치듯 얼굴을 내밀, 나의 글.


고마워, 오늘의 글아. 잘 날아가렴. )





유튜브를 그렇게 안 보던 내가 요즘은 유튜브 영상을 끼고 다양한 공부를 하고 있다. 꼭 필요한 딱 좋은 콘텐츠를 잘 찾아 들으면, 좋은 인사이트를 무료로 얻는 게 새삼 감사하다. 이래서 크리에이터 분에게 합법적인 수익이 돌아가야 하나보다.


생각해 보면 내가 20대일 때는 어떻게 돈을 모으고, 이런 책을 읽어야 좋고, 부위별로 고민별로 운동을 시키고, 마음속 번뇌에 위로를 주는 등 세세한 가이드와 멘토가 제한적이었다. 유튜브 세상에 사는 요즘 우리는 잘 골라 적용하는 게 일일 뿐 넘쳐나는 정보의 바다에 산다. 이곳에서 각자의 영법으로 헤엄치며 인생의 중요한 때를 보낸 세대가 이후에 어떤 모습이 되어갈지 궁금하다.


물론 나도 뒷방 할머니처럼 그저 기특하네 하며 두 손 놓고 있지는 않다. 조금씩 나만의 필요와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살짝 의기소침해진 적이 있었다. 어느 영상에서 그냥 지나가는 말이었는데... 정말 가볍게 뱉은 말이었는데, 순간 멍해졌다.


향후 미래를 준비하며 다양한 'N잡러'로 일하는 중이라던 그의 말.

“누구나 40대 은퇴를 꿈꾸지 않나요?”

그도 그렇고 현재 왕성한 비즈니스를 일궈내고 있는 젊은이들의 꿈 중에, 40대까지는 열심히 벌고 그 후에는 자유로운 노후를 살고 싶다 한다.   




나는 마흔 살에 퇴사를 했다. 그 당시는 그냥 그게 되게 있어 보였다. 막 새로운 삶이 시작될 것 같았다. 몸과 마음을 쉬면서 활력을 얻고 나는 충분히 다시 채워졌다. 문제는 그 이후였는데, 이런 새로워진 나는 내 생각일 뿐. 누군가의 회사로 들어가기엔 (나이가 많다기보다는) 이미 은퇴자의 모습일 수 있는 것이다, 그들의 시각에서는.


‘일시정지’ 같은 의미의 퇴사였으나, 재생을 완전히 멈추고 데크를 열어 끄집어내진 카세트테이프 같은 존재가 돼버린 느낌이다. 어디 안전한 케이스 안에서 보호받지도 못한 채 먼지 쌓인 서랍  오랜 물건 더미 위에 던져질 것 같은.  


아니다...! 은퇴는 정말 아니었다.

그러니 이제라도 정신을 바짝 차리자. 남의 일에 손을 보태든, 내 손으로 나만의 일을 만들어가든 무엇이라도 나는 도전하고 용기 낼 것이다.


케케묵은 상자 속에 들어가 잠들고 싶지 않다. 따로 투명 케이스가 없어도 이미 내 몸체는 단단하다. 내게 감겨있는 브라운 빛 테이프 에 새겨진 경험과 깨달음으로 나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소리가 되어 있다.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나를 환(transform)시키면 된다. 이제껏 어디서도 들어볼 수 없던, 빈티지하고 입체적인 사운드, 마음껏 들려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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