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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무 Feb 09. 2020

54 - 여행의 순간


국내든 해외든 여행 중에는 커피 한 잔, 술 한 모금이 간절할 때가 온다. 검색을 하며 최고의 맛, 최적의 뷰, 최선의 분위기를 고려한다. 단순히 쉬어가는 코너가 아니다. 맛과 향을 느끼며 그 공간과 시간을 온전히 향유하고 싶어 진다. 혼자든 그 이상이든 대화를 나누는 순간. 내면의 나를 만나고 상대와 함께 소통하는 과정이다.  


음미한다는 것. 여행이라는 길 위에서 적절히 필요한 적극적인 태도다. 충분히 맛보고 즐기고, 그것이 준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것이다. 내가 여기까지 온 이유, 결정하고 감행한 것들, 그를 통해 충분히 깨달은 배움. 낯선 장소에서 건네받은 카페 사장님의 작은 배려 하나까지도, 일상이 아닌 여행에서는 새로운 선물이 된다.


일출, 노을, 거센 바람, 깜깜한 파도, 깔깔대는 웃음, 건조한 공기, 촉촉한 생수, 흰 눈과 어두운 흙, 처마 끝 고드름, 누군가 빚은 눈사람, 산사의 간절한 무릎들과 기도, 친구의 뒷모습. 찰나가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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