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5 댓글 2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까마귀 발자국

3월 - 주름살

by 단서련 Mar 09. 2025

피부가 얇은 편이라 그런지 남들보다 조금 일찍 눈가에 주름이 생겼다. 가만히 있을 땐 잘 모르다가 웃을 때만 되면은 눈 옆에 주름이 하나.둘.세줄! 확연히 눈에 띈다. 미국에서는 이 주름을 까마귀 발이라고 부르는데 나는 이제 완전히 발자국이 찍혀버렸다. 눈가에 주름이 자글자글 보기가 싫어서 웃는 일머뭇거릴 때가 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잘생긴 우리 아빠가 웃으실 때 눈가에 주름이 잡혔었다. 아빠는 어떻게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나는 그 주름이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


아이를 키우면서 유전자의 강력한 힘들을 보고 경험했는데 아빠의 눈주름을 떠올리니 이 말은 즉슨,(초강력 보톡스라면 몰라도) 내가 아무리 고급 아이크림을 치덕치덕 발라도 유전자 정보에 등록된 내 눈가의 까마귀 발자국은 사라지지 않을 거라는 것이다.  감사하게도 새치머리가 생기는 유전정보는 없어서 그 부분은 감사하게 살아가고 있지만!


엊그제 아이들과 함께 영화관에서 영화 한편을 보고 왔는데 영화 예고편에서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성룡을 보았다.   서글프지만 그게 순리겠지. 지난 글에 써놨듯이 잦은 몸살과 만성피로로 부품이 종종 고장나기 시작하고 주름이 생기고 새치가 올라오면서 외형도 점점 닳아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내면, 중요한 우선순위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발랄하게 유쾌한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충실하게 전하기 위해 오늘도 까마귀 발자국 힘껏 찍어내며 많이 웃어야겠다.

이전 23화 몸이 아픈 건 무슨 이유일까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