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 배란통
지난 2월 아이들이 번갈아 가면서 아프고, 나도 새로운 일을 맡게 되는 둥 스케줄이 빡빡해져서 그런지 브런치에 '몸살'에 대해 글을 쓸만큼 비실비실 거렸다. 그 글은 우리 아드님 축구 경기에서 골이 터지고 나도 생리가 터졌다는 고백으로 마무리가 되었는데, 생리 기간이 지나고 한 4-5일 정도 반짝 컨디션이 괜찮았다.
근데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어제, 댄스 티칭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몸이 다시 으실으실 아프면서 뜨꺼운 물로 샤워를 하지 않고는 버티지 못할 정도로 컨디션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수증기가 폴폴 올라오는 뜨거운 물에, 그리고 일어나 있을 기력도 없어서 욕조에 앉아 몸을 지졌다. 애드빌을 하나 챙겨먹었지만 기력이 딸려서 소파에 널부러져 있었다. 그 와중에 점심도 안 챙겨먹으면서 재택근무하고 있는 신랑은......내가 안 챙겨주면 절대 안 먹을 기미처럼 보여서 인스턴트 추어탕을 끓여서 밥이랑 내 주었다. 얼마 쉬지도 못했는데 또 아이들 픽업갈 시간이 다가왔다. 외춣하기 전, 변기에 앉아서 볼 일을 보는데 내가 마치 슬라임 제조기가 된 것처럼 분비물이 쭈욱쭈욱 떨어져 내린다. 40년을 채워살다보니 이제는 알게 되었다. 배란기구나.
어제 컨디션은 정말 엉망이었다. 소화도 잘 안되고, 입맛도 없는데, 몸살 기운까지 둘러메고 지냈다. 처음에는 비가 오고 온도가 살짝 떨어져서 그런가 했는데, 그게 아닌 것 같다. 이게 말로만 듣던 배란통인가보다. 그 생각을 하는데 여자로 태어난 나의 삶이 너무 암담했다. 오랜 시간 생리와 관련해 큰 고생없이 지내다가 나이가 들면서 아이들에게 윽박지르고, 신랑에게 말도 안되는 이유로 억지를 부린다던지, 나 혼자 있다가 어이없이 눈물샘을 팡! 터뜨리는 건 생리하기 직전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런 지랄맞은 생리 전 증후군을 지나 막상 생리가 터지면 졸음이 미친듯이 쏟아지고 기운이 살짝 쳐지는 핏빛 시간을 보낸다. 넓게 보면 한달 중 한 2주를 날려보내는가 했는데, 이제는 기분나쁜 몸살이 곁들여진 배란통까지 추가되다니! 한달 중 거의 3주 정도 비실비실 거리니까 신랑한테 아프다고 엄살도 못 부린다.
엄마한테 카톡을 보냈더니, 마침 언니도 배란기에 몸이 안 좋은 거 같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곧바로 언니한테 톡을 보냈다. 이거 몸 축축 쳐지는 거 배란기 때문이야? 그랬더니 울 시스타가 이렇게 답장한다 '인생의 1/4만 사람다워. 나머진 동물, 그냥 호르몬이야' 너무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