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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단서련 Sep 22. 2024

프롤로그

단서련은 단서 수집 중

얼마 전 테이크루트 워크숍을 통해 심리학자 존 크럼볼츠의 <계획된 우연 이론>을 알게 되었다. 이론에 의하면 우리들의 현실은 상당히 낙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수많은 기회에 둘러싸여 있으니까!


하지만 나 자신을 잘 모르면 나를 둘러싼 기회를 여기저기서 잡으려다 에너지와 시간을 소진하게 될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알아야 기회들을 선택적으로 흘려보낼 수 있고 그것이 방향 잡힌 인생을 살 수 있는 열쇠가 되어줄 것이.


워크숍을 듣고 나에게 질문을 던져다. 나라는 사람은 대체 뭘까? 곧 있으면 10년을 4번이나 꽉꽉 채워 살게 되건만 여전히 모르겠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렴풋이 알지만 그게 내게 얼마만큼 의미 있는 모르겠다. 조금 과장해서, 내 모든 것을 갈아 넣을 만큼 좋아하는 게 있던가? 내가 남들보다 더 좋아한다고, 그래서 잘 안다고 말할만한 건 뭐더라?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건 뭘까? 나라는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 걸까? 뒤늦게 온 사십춘기 아줌마의 머릿속은 텅 빈 듯하면서도 복잡했다. 




하나님이 참 재밌는 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마침 지난 주일에 장요셉 선교사님의 입술을 통해 같은 도전을 다시금 던져주셨다.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꿈을 주시고 성령은 꿈을 품은 제자들에게 꿈을 이룰 권능을 주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주어진 꿈이 무엇인지 물어보셨다. 워크숍 때와 마찬가지로 나는 확신에 찬 대답을 할 수 없었다.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지, 더 나아가 나에게 주어진 삶의 미션을 아는 것이 나의 오랜 기도 제목임을 하나님도 아다.




워크숍을 진행하셨던 서정은 님은 매일 (혹은 48시간 이내) 새로운 것을 하나씩 해보고 그것이 내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평소에도 각각의 행동 후 내 기분이 어떻게 바뀌는지 세심하게 살펴보고 기록해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것들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고유한 힌트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이러한 힌트들을 차곡차곡 모아볼 것이. 브런치북 연재는 마감의 부담감도 있고 무엇보다 어떤 주제를 선택해야 일관된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가 만들어질지 몰라서 계속 미루고 미루었었다. 게다가 요즘 브런치 대문을 보면, 그냥 업로드하는 글보다 연재 작품들을 더 밀어주는 거 같아 나는 일기 같은 글만 올리고 있는 게 조금 초조했었는데......."단서련는 단서 수집 중" 이것만큼 연재물로 쓰기에 완벽한 게 또 있을까? 나를 알아가기 위해 매일 크고 작은 새로운 것을 시도할 것이고 이것이 나에게 좋은 글감이 되어줄 것이다. 게다가 연재를 시작하는 것, 그 자체도 우연한 기회를 잡기 위한 나의 새로운 시도라고 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


이론에서도 문 밖의 선물을 보기 위해서는 일단 엉덩이를 떼서 일어나 문을 여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지금 나는 엉덩이를 의자에 찰싹 붙이고 글을 쓰고 있지만 앞으로 어떤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게 될지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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